경북 경주 인근에서 12일 밤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의 지진에 대해 국내 지진 전문가인 오창환 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13일 “지금까지의 사례들을 바탕으로 추정해봤을 때, 학자들은 국내에도 규모 7.2~7.4 정도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이날 <한겨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여러 예측치 중 가장 높게 본 학자는 규모 7.4의 지진도 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지진에 대한 대비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4년 3월 한국지진공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한반도 지진지체구조구 모델과 최대지진규모’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한반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진의 규모를 7.45±0.04로 예측했다.
경주·울산 지역에서는 역사적으로 조선시대, 1600년 중반에 성곽이 모두 무너지는 지진이 발생했다. 오 교수는 “당시 지진의 피해규모로 추정해볼 때 대략 지진 규모는 7.2에서 7.3 정도였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런 것을 고려해 학자들이 국내에서 가능한 최대 수준을 계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국내 원전의 내진설계 기준이다. 오 교수는 “과거에 지은 원전은 규모 6.5 수준에 견딜 수 있게 지었고, 새로 지은 것도 6.9~7.0 정도의 내진설계가 되어있을 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발생할 수 있는 지진이 규모 7.4에 달한다면 우리는 커다란 리스크를 안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규모 6과 7의 지진은 힘의 차이가 30배에 달한고, 7과 7.4의 차이도 어마어마하다”며 “취약한 곳부터 대처를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