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은 대장에 몰려 있어
붙박이도 있고 떠돌이도
종들의 세력 분포는
음식도 영향 주지만 유전자도
우리 몸은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은 박테리아 미생물과 더불어 살고 있다. 대체로 인체 미생물은 100조 개 수준으로, 인체 세포의 10배에 이른다고 오랫동안 알려져왔다. 최근엔 그 수를 좀더 정밀하게 계산한 연구 결과도 발표됐는데, 여기에선 인체 미생물의 수는 39조 개 수준으로 수정됐다. 개수로 따져, 인체 세포의 1.3배에 달한다. 인체 미생물은 피부, 머릿카락, 입속, 배꼽, 겨드랑이 등 곳곳에 다양하게 분포하지만, 절대다수는 대장에 몰려 있다. 대장 미생물들은 거대한 복잡성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장내 미생물들은 장 내막에 몸을 박고서 붙박이로 살거나 장내에 머물며 산다. 이들은 숙주인 사람이 먹는 음식이나 인체에서 나오는 대사산물 또는 생체 물질 조각을 먹고서 갖가지 대사산물을 분비한다. 장내 미생물이 분비하는 대사산물들은 인체의 면역, 대사, 신경계에 신호로 작용해 영향을 주는 것으로 최근 연구들에서 밝혀지고 있다. “특히 면역계뿐 아니라 호르몬 분비에도 영향을 주는 대사산물인 ‘짧은사슬지방산’(SCFA)이 인체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가 최근 주요 관심사”라고 김지현 연세대 교수는 말했다.
장내 미생물의 세력 분포는 외부 영향에 의해 달라진다. 숙주가 먹는 음식에 따라 분포가 달라지기도 하지만, 숙주의 특정 유전자도 장내 미생물 분포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다.
사실상 무균 상태로 태어나는 신생아의 대장에서 미생물의 최초 정착은 어떻게 이뤄질까? 그동안 알려진 바로는 분만과 젖먹이는 과정에서 엄마와 접촉하며 신생아의 대장에 최초의 미생물 정착이 이뤄진다. 또 가족과 공동생활을 하며 다양한 미생물 종을 접촉한다. 세 살 무렵엔 어른의 장내 미생물과 비슷한 분포를 이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생아 시기엔 다양한 미생물 종과 접촉하며 인체 면역계를 점차 성숙시켜간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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