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미래&과학 과학

실험동물 ‘아프리카발톱개구리’ 유전체 해독

등록 2016-10-20 03:55

UNIST 연구팀 <네이처>에 보고…4배체 동물 진화 비밀 풀어
인간 유전자 기능 탐색·암 등 질병 연구 모델 기대
권태준 울산과기대 생명과학부 교수가 수조 안에 있는 아프리카발톱개구리를 보며 웃고 있다. 울산과기대
권태준 울산과기대 생명과학부 교수가 수조 안에 있는 아프리카발톱개구리를 보며 웃고 있다. 울산과기대
국내 연구진이 포함된 국제 공동연구팀이 100여년 동안 실험동물로 애용돼온 ‘아프리카발톱개구리’의 유전체(게놈)를 해독해 <네이처>에 보고했다.

울산과학기술대(UNIST) 생명과학부의 박태준 교수 연구팀은 19일 “한국과 미국, 일본 등 7개국 60여명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팀이 7년 연구 끝에 아프리카발톱개구리의 유전체를 완전 해독하고 4만여개의 유전자 정보를 확보했다. 인간 유전자 기능을 찾아내거나 암 등 인간 질병을 연구하는 새로운 모델로 활용하는 데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권 교수가 3명의 논문 제1저자 가운데 하나로 등록된 논문은 과학저널 <네이처> 19일(현지시각)치에 실렸다.

아프리카발톱개구리. 출처=위키피디아
아프리카발톱개구리. 출처=위키피디아
아프리카발톱개구리는 체외 수정으로 한번에 지름 1㎜의 큰 알을 수백개씩 얻어 번식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유전자 발현 조절도 수월해 척추동물의 발생 과정에서 중요한 유전자를 연구하는 발생학, 세포생물학, 생화학 등 여러 분야 연구에 널리 쓰여왔다. 진화적으로도 가장 널리 쓰이는 실험쥐와 최근 사용이 크게 늘고 있는 제브라피쉬 사이를 채워줄 중요한 네발동물 모델로 쓰이고 있다. 2012년에는 아프리카발톱개구리로 체세포 핵치환 실험을 해 “성세포가 다시 배아세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규명한 존 고든 경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그러나 아프리카발톱개구리의 유전체 해독은 쉽지 않았다. 인간 등 동물들은 부모한테서 염색체 그룹을 하나씩 물려받아 2개의 염색체 그룹(2배체)을 갖는 반면 아프리카발톱개구리는 부모한테서 2개씩 염색체 그룹을 받아 염색체 그룹이 4개(4배체)여서 유전체 분석이 까다롭다. 논문이 나오는 데 7년이나 걸린 이유다.

아프리카발톱개구리는 크기가 큰 L염색체 1쌍과 크기가 작은 S염색체 1쌍 등 모두 4개 그룹으로 된 9개의 염색체(아래 그림 참조)를 갖고 있는데, 연구팀이 염색체의 디엔에이 반복서열을 분석한 결과 L염색체 9개와 S염색체 9개가 각각 다른 종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디엔에이 반복서열은 종을 구분하는 중요한 지표로 쓰인다. 또 염색체 안에 흔적만 남아 있는 유사유전자를 분석해 2배체인 서양발톱개구리와 아프리카발톱개구리의 조상이 4800만년 전에 분화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2배체를 이루던 두 종의 유전체가 1700만년 전에 합쳐져 지금의 아프리카발톱개구리가 탄생했다는 것도 밝혀냈다.

권태준 교수는 “그동안 식물에서만 볼 수 있었던 4배체 유전체를 동물에서 최초로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 진화를 통해 새로운 유전자가 생성되는 과정을 연구하거나 암·선천성 기형처럼 배체수 변화가 흔히 나타나는 질병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4배체인 아프리카발톱개구리 염색체.
4배체인 아프리카발톱개구리 염색체.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미래&과학 많이 보는 기사

가장 정확한 ‘은하수 지도’ 나왔다…가이아 11년 관측 결실 1.

가장 정확한 ‘은하수 지도’ 나왔다…가이아 11년 관측 결실

고혈압 잡는 ‘벽 스쿼트’…유산소 운동보다 2배 효과 2.

고혈압 잡는 ‘벽 스쿼트’…유산소 운동보다 2배 효과

‘은하철도 종착역’ 안드로메다 25억 화소 사진…별 2억개가 ‘반짝’ 3.

‘은하철도 종착역’ 안드로메다 25억 화소 사진…별 2억개가 ‘반짝’

삶의 의미 어디서 찾냐 묻자…한국인만 이걸 1위로 꼽았다 4.

삶의 의미 어디서 찾냐 묻자…한국인만 이걸 1위로 꼽았다

버진갤럭틱도 ‘상업용’ 우주비행 성공…800장 티켓 이미 예약 5.

버진갤럭틱도 ‘상업용’ 우주비행 성공…800장 티켓 이미 예약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