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는 나뭇가지를 낚싯대로 만들어 흰개미를 잡는다. 1m가 넘는 탑 모양의 흰개미 둥지에 나뭇가지를 쑤셔 넣으면 흰개미들이 나뭇가지를 따라 기어오르고 침팬지는 날름 핥아 먹는다. 1960~70년대 제인 구달 등 영장류학자들이 관찰한 침팬지의 도구 사용 장면은 ‘호모 파베르’로서 인간의 독점적 지위를 깬 과학사적 사건으로 기록된다.
이번에는 도구 사용이 침팬지 부모에서 자식으로 교육되어 전달되는 사실이 스테퍼니 머스그레이브 등 미국 워싱턴대 연구진 등에 의해 발견되어 과학전문지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근호에 실렸다. 콩고공화국의 고우알로우고(Goualougo) 삼각주의 야생 침팬지 집단을 녹화한 영상을 보면, 어미 침팬지는 허브나무 줄기를 낚싯대로 개조해 새끼에게 전달하고 새끼는 이를 이용해 개미를 사냥한다. 연구팀은 총 96차례의 도구 전달을 관찰했으며 한 차례를 제외하곤 모두 어미가 자식에게 전달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나머지 한 차례는 성체가 되기 직전의 암컷이 동생에게 허브나무 줄기를 전달한 경우였다.
[영상] 도구를 전달하는 어미 침팬지
이러한 관찰 결과는 침팬지 어미와 새끼가 흰개미 사냥 도구를 공유하고, 이 과정에서 적당한 도구를 만들어 먹이를 얻는 행동이 세대 간에 교육되어 전승됨을 보여준다. 머스그레이브는 “어미 입장에서 자식에게 도구를 주는 건 손해이지만, 거꾸로 자식에게는 이득이 된다”며 이 행동이 순수한 의미의 ‘교육’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남종영 기자, 사진 워싱턴대 동영상 갈무리
‘삐딱이’ 달의 탄생 비밀
오늘날 달의 궤도면이 5도 기울어져 있는 이유에 대한 새로운 이론이 제시됐다.
미국 외계지적생명탐사연구소(SETI) 등 공동연구팀은 “달이 지구와 멀리 떨어져 태양 궤도면에 대해 5도 기울어진 상태로 지구를 공전하고 있는 이유는 달 생성 당시 지구의 자전축이 60~80도로 가파르고 공전 속도가 빨랐기 때문”이라는 새 모델을 지난달 31일(현지시각)치 <네이처>에 보고했다. 지금까지 표준모델은 수십억년 전 달이 생성될 때부터 지구의 기울기는 23.5도로, 달은 서서히 지구와 멀어져 지금의 위치에 있게 됐다는 것이었다. 연구팀은 “달이 생성될 때 발생한 충격으로 지구의 기울기가 가팔라졌고 이 때문에 달은 큰 진동을 하며 오늘날의 자리에까지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사진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