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의 포식성 본능을 활성화하는 뇌의 스위치를 밝힌 논문이 지난 12일(미국 현지시각) 생물학저널 <셀>에 소개됐다.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쥐가 사냥할 때 뇌 안의 아몬드 모양 중앙 편도체가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밝혀냈지만, 이 부분이 포식성을 조절하는 것인지는 의문으로 남아 있었다. 미국 예일대학교의 신경생리학자 이방 지 아라우주 박사 연구진은 쥐의 뉴런을 푸른빛에 민감해지는 바이러스로 감염시킨 뒤 레이저를 이용해 편도체를 자극했다. 그 결과 턱과 목의 근육이 긴장됐으며 지나가는 길에 나타나는 귀뚜라미나 병뚜껑 등 모든 대상을 먹어치우려는 성향(포식성)을 보였다. 자극받은 쥐는 그렇지 않은 쥐와 같은 양의 음식을 먹었지만, 친구 쥐들을 공격하진 않았다. 아라우주 박사는 “이는 공격성을 높이는 게 아니라 포식성을 자극한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사진 영국해충통제협회 제공
강철보다 강하고 가벼운 ‘자이로이드’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진이 지금까지 알려진 재료 중 가장 강하면서도 가벼운 재료를 설계했다. 이 대학 도시환경공학과 학장인 마커스 뷸러 교수 등이 참여한 연구진은 그래핀을 스펀지처럼 배열해 강철보다 10배 강하면서도 강철 밀도의 5%에 불과한 재료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그래핀이란 탄소 원자들이 벌집 모양 격자를 이뤄 만든 2차원 구조의 탄소동소체다.
핵심 성과는 재료 그 자체보다는 3차원 형태를 구성하는 특이한 기하학적 배열에 있다. 그래핀 자체가 어떤 재료보다 강하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2차원 형태의 이 재료를 여러 분야에 응용 가능한 3차원 형태로 바꾸는 데 그동안 어려움을 겪어왔다. 연구진은 작은 그래핀 조각들을 열과 압력을 가해 3D 프린팅 기법으로 ‘자이로이드’라는 기하학적 구조를 만들어냈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사진 MIT 제공
160년전 멈춘 남극빙하 원인 찾다
남극 빙하가 160년 전 움직임을 멈춘 원인이 밝혀졌다.
극지연구소와 서울대, 미국 콜로라도대 공동연구팀은 13일 “남극 서쪽에 위치한 ‘캠 빙하’가 160년 전에 움직임을 멈춰버린 것은 빙하 하부 물의 흐름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논문은 학술지 <크라이오스피어>(지구빙권) 12월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빙하 관측 위성 자료 분석을 통해 빙하 아래 얼음과 땅 사이의 경계면에 얼음층 압력과 하부 지열에 의해 생긴 빙저수가 상류에서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거나 하천을 따라 일부에만 흐르면서 물이 지나지 않는 부분의 빙하가 땅에 얼어붙어 이동을 멈췄다는 가설을 입증해냈다. 캠 빙하가 다시 움직이면 얼음층이 다시 바다로 빠져 해수면 상승 원인이 될 수 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사진 남극해보존연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