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연구 산부인과병원 이사장 “알고도 시술”…파문일자 번복
황우석 박사와 함께 줄기세포 연구를 해온 한 유명 산부인과병원 이사장이 ‘불법 매매된 난자임을 알고서도 인공수정 시술을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가 파문이 일자, 이를 번복했다.
서울 ㅁ산부인과병원 ㄴ 이사장은 8일 한 방송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난자 매매가 음성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알았지만 의료진으로서 불임 부부들의 애끓는 사연을 외면할 수 없어 인공수정을 해줬다”고 말했다. ㄴ 이사장은 이 인터뷰에서 “불법 사실은 보건복지부도 알고 있었지만 불임 부부들의 사정과 파장을 고려해 그동안 쉬쉬하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정부도 묵인해 왔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인터뷰가 방송된 뒤 파문이 일자 ㄴ 이사장은 급히 기자회견을 열어 “(불법 매매를) 안 것은 아니고, 일본인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봐 어떤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짐작됐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환자의 사생활을 고려해 캐물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에 불법 매매 난자를 제공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동의서를 받고 적법하게 기증받은 난자를 제공했으며, 이에 대한 자료를 조사기관에 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불법 난자매매 묵인 의혹에 대해 “생명윤리법 시행 뒤 음성적 난자 매매 정황을 파악하고 3월과 9월 난자 유상매매 알선 사이트에 대해 경찰청에 수사의뢰하는 등 조처를 취했다”며 “불임 부부들을 위한 합리적·효율적인 난자 기증 체계를 만들기 위해 외부기관에 용역을 발주했다”고 밝혔다.
한편, 불법 난자매매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 서초경찰서는 조만간 4개 병원의 의사를 불러 불법 매매 난자라는 사실을 알고도 시술했는지, 브로커에게 돈을 받았는지 등 의료법 위반 여부를 수사할 계획이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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