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팀이 양자점으로 만든 광 감응 디스플레이 소자 위에 레이저 포인터를 쬐어 ‘UI’라는 글자를 쓰고 있다. ETRI 제공
한국연구진이 주도한 국제연구팀이 양자점을 이용해 빛으로 정보를 송수신하고 에너지까지 얻을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9일 미국 일리노이대 등 국제공동연구팀과 함께 아령 모양의 반도체 양자점을 이용한 양방향 빛 감응 디스플레이를 개발해 논문이 과학저널 <사이언스> 10일(현지시각)치에 게재된다고 밝혔다.
양자점은 수십~수백 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크기의 반도체 나노입자로 스스로 빛을 내는 성질이 있다. 지금도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디스플레이에서 엘시디(액정디스플레이) 패널과 엘이디 백라이트 사이에 사용되고 있는 물질이다. 이때 쓰이는 양자점은 구조가 땅콩 과자처럼 코어와 쉘로 이뤄져 있는데, 에너지를 주면 코어와 쉘의 구조적 차이에 따른 에너지 차이가 빛으로 방출돼 엘이디, 광검출기, 태양전지 등에 쓰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공모양의 양자점은 주입된 전자나 정공을 다시 추출하거나 분리하는 것이 어려운데, 연구팀은 나노막대 끝에 코어와 쉘 구조의 양자점을 아령처럼 붙여 전자와 정공의 주입과 추출을 독립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런 현상을 이용해 손이나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단지 빛을 쬐어 글씨를 쓸 수 있는 양방향 빛 감응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 또 같은 원리를 이용하면 빛을 이용한 통신인 라이-파이(Li-Fi)도 가능해질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연구팀은 또한 양방향 빛 감응 디스플레이가 태양전지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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