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계연구원이 레이저로 초미세 패턴을 제품에 새겨 위·변조를 방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 기계연구원 제공
레이저로 초미세 패턴을 제품에 새기는 방법으로 위변조를 방지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기계연구원은 15일 “초미세 패턴을 제품에 직접 새겨 제품 일련번호(시리얼넘버)를 암호화하는 방식으로 위변조를 막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의 핵심은 하이피크파워 레이저의 간섭을 이용해 위·변조가 불가능한 10㎛(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A4 용지의 10분의 1 두께) 수준의 고유한 패턴을 만드는 것이다. 하이피크파워 레이저는 펄스의 피크 파워가 높은 레이저로 재표 표면을 직접 가공할 수 있다. 연구를 주도한 첨단생산장비연구본부 광응용기계연구실의 노지환 책임연구원은 “이 기술을 이용하면 위·변조 방지용 마크를 제품 표면에 직접 제작할 수 있어 홀로그램 스티커처럼 떼거나 붙이는 등의 위조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고유의 패턴이 일련번호 구실을 하기 때문에 홀로그램과 일련번호를 통합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연구팀은 레이저빔의 회절 한계로 미세한 패턴을 가공하기 어려웠던 기존 기술의 한계를 레이저의 간섭 효과를 이용한 독창적 광학설계로 극복했다. 이 기술로 연구팀은 빨래판의 줄무늬 같은 마이크로 홈을 0.1초 동안 100개 이상 가공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패턴을 새길 때 고유의 회전각도를 넣어 일련번호 구실을 하도록 했다.
노 연구원은 “회전각도를 재어 고유의 일련번호를 검출해내는 검출기도 제작했는데 10만~100만원대로 상용화할 수 있을 것이다. 검출기로 제품을 취급하는 곳에서 위·변조 확인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바로 진품 여부를 보여주는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의 카메라가 격자패턴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면 레이저 없이도 패턴을 인식해 쉽고 빠르게 위조 감별을 할 수도 있다. 연구팀은 2년 안에 상용화가 가능해 수표나 여권 등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