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발견한 외계행성의 관측 사진.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우리나라 외계행성 탐색시스템(KMTNet)이 지구와 비슷한 질량의 외계행성을 발견했다.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은 지구 질량의 1.43배가량 되는 새 외계행성 OGLE-2016-BLG-1195Lb을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외계행성은 태양계 밖의 별(항성) 주위를 도는 행성을 말한다. 이 외계행성은 지구로부터 약 1만3천 광년(1광년은 약 9조5천㎞) 떨어져 있다. 중심별로부터 행성까지 거리도 지구와 비슷하다. 태양에서 지구까지 거리를 1 천문단위(AU)라고 하는데(1 천문단위는 약 1억5천만㎞), 이 행성의 별로부터 거리는 약 1.16 천문단위다.
질량과 공전거리에서 지구와 유사하지만 중심별의 온도가 낮아 이 외계행성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천문연은 “중심별이 태양 질량의 7.8% 밖에 되지 않고 매우 차가워, 이 외계행성의 표면온도는 우리 태양계 외곽의 명왕성보다 낮다”고 설명했다. 표면 온도가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 가능한 영역인가는외계행성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런 표면 온도 영역에 있는 행성을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적절하다는 뜻의 ‘골디락스’ 행성이라고 부른다. 이번에 발견한 행성은 온도가 낮은 얼음덩어리 행성으로 추정된다.
이번 행성 발견은 우리 외계행성 탐색시스템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스피처 우주망원경의 공동 관측으로 이뤄졌다. 한국의 외계행성 탐색시스템은 지구 남반구의 칠레,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등 세 곳에 설치된 지상 우주망원경 시스템으로 2015년 10월부터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세 관측소가 약 8시간 동안 쉬지 않고 외계행성 탐색을 수행하는데 24시간 연속 관측이 가능한 탐색시스템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스피처 우주망원경은 2003년 나사가 우주에 띄운 적외선 망원경이다. 한국 외계행성 탐색시스템과 스피처는 서로 떨어진 양쪽 지점에서 한 물체를 관측하여 물체까지 거리 등을 측정하는 시차 원리를 이용해 이번 행성의 여러 특성을 확인하는 협업을 수행했다.
이번에 발견한 외계행성은 중력렌즈 관측법으로 지금까지 발견한 외계행성 56개 가운데 가장 작은 질량의 행성이라는 점도 특징이다. 중력렌즈는 행성이 별 주변을 돌때, 그 배경에 있는 별빛이 행성계를 통과해 관측자에게 도달하는 과정에서 행성의 중력 때문에 밝기가 변하는 현상을 이용해 행성의 존재를 찾아내는 방법이다.
이번 발견은 천문학 분야 권위지인 미국 <천체물리학저널 레터>(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에 4월26일자로 실렸다. 논문의 4저자이자 한국천문연구원 과학자인 앤드류 굴드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지구와 유사한 행성이 매우 다양한 환경에서 형성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5저자이자 외계행성 탐색시스템 과제책임자인 이충욱 박사는 “천문연은 나사가 향후 발사할 차세대 적외선 우주망원경(WFIRST) 등과 함께 향후 외계행성 분야의 협력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천문연의 외계행성 발견은 지난해 7월 목성형 외계행성 첫 발견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권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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