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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매서워지는 ‘매의 눈’…천리안2호 “미세먼지·태풍 꼼짝마”

등록 2017-05-22 09:56수정 2017-05-22 10:22

기상·해양·환경 복합 차세대 위성
2018년·2019년 A·B호 발사
기상탑재체 제작 완료, 본체 결합 준비
채널 3배 늘어 흑백영상이 천연색으로

기상산출물도 16개→52개 증가
지구 10분, 한반도 2분에 촬영
외국에도 정보 제공 ‘기상영토’ 확장
2018년 발사될 예정인 정지궤도 복합위성 ‘천리안 2A호’에 장착될 기상탑재체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위성시험동에서 연구원들이 점검작업을 하고 있다. 항우연 제공
2018년 발사될 예정인 정지궤도 복합위성 ‘천리안 2A호’에 장착될 기상탑재체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위성시험동에서 연구원들이 점검작업을 하고 있다. 항우연 제공
“자, 가운과 모자를 써 주세요. 이곳은 청정도가 1000클래스로 유지되는 위성발사 환경 실험실입니다.”

지난 13일 대전 대덕연구단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우주시험동에서 기자는 이상훈 항우연 위성연구본부 책임연구원의 안내에 따라 에어샤워까지 하고 나서야 실험실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 연구원은 “먼지와 화장품 등 오염물질은 위성에 들어가는 전자장비의 오작동을 일으키고 고성능 카메라의 성능을 떨어뜨린다. 1000클래스는 세제곱피트당 0.5마이크로미터(㎛) 이상의 입자가 1000개 미만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우주시험동에서는 내년에 발사될 예정인 정지궤도 복합위성 ‘천리안 2호’ 제작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2010년 6월27일 발사된 우리나라 최초의 정지궤도 위성인 천리안 1호는 설계 수명(7년)이 다 됐다. 이를 대체할 2호는 기상 및 우주기상탑재체가 실리는 2A와 해양·환경탑재체가 실리는 2B 등 두개로 나눠 제작돼 따로 발사된다. 기상탑재체는 1호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 해리스사가 제작해 우주환경시험을 한 뒤 지난 18일 우리나라로 들여왔다. 1호 때는 위성 본체도 프랑스 아스트리움사의 도움을 받아 완성했지만 이번에는 순수 우리 기술로만 제작하고 있다.

천리안 2호의 기상탑재체는 1호와 비교하면 ‘매의 눈’이 3배 이상 밝아졌다. 정지궤도 위성은 적도 상공 3만6천㎞ 고도에서 지구 자전 속도와 같은 시속 1만1천㎞의 속도로 움직이며 사진을 찍는다. 1호는 5개 채널로 사진을 찍고 있는 데 비해 2호는 16개 채널로 촬영한다. 이상률 항우연 정지궤도복합위성사업단장은 “비유하자면 천리안 1호가 흑백사진만 찍을 수 있는 데 견줘 2호는 16가지 천연색의 영상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연색으로 제공된 천리안 1호 영상은 사실 색을 덧입힌 흑백영화 같은 슈도 컬러사진이다.

시간해상도도 3배로 향상된다. 고궤도의 기상위성은 디지털카메라처럼 한번의 클릭으로 사진을 찍을 수 없다. 복사기가 스캔하듯이 조그만 조각으로 나눠 찍는다. 이 스캔하는 속도가 천리안 1호는 전지구를 찍는 데 30분 걸리던 것이 2호에서는 10분으로 줄었다. 이렇게 향상된 성능 덕분에 구름양, 강수확률, 이산화황 탐지, 해수면 온도, 해빙 등 생산하는 기상 산출물이 1호 때 16개에서 2호에서는 52개로 늘어난다. 천리안 1호 덕에 수치 예보의 정확도가 1% 향상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2호가 본격 가동하면 좀더 정확한 예보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상청은 기대하고 있다. 이혜숙 국가기상위성센터 연구사는 “태풍 등 방재기상 상황 때는 하층운이 빨리 발달해 10분 안에 관측을 해야 한다. 천리안 2호로는 한반도 지역을 2분 간격으로 관측할 수 있어 위험기상 예측에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초고속 위성 송수신 시스템으로 위성 관측 자료를 3분 이내에 국내외 사용자에게 실시간으로 배포할 예정이다. 천리안 위성이 없을 때 우리나라는 일본 기상청에서 위성영상을 제공받았다. 하지만 실시간으로 받지 못하고 30~40분이 지난 영상만을 받았다. 지금도 일본의 정지궤도 기상위성은 송수신 시스템 용량이 부족해 다른 나라에 실시간 영상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천리안 2호는 인터넷이 덜 발달한 동남아 지역에 실시간으로 위성영상을 제공할 수 있는 장치를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고 천리안이 ‘이타적 위성’만은 아니다. 해외 사용자들은 대신 해당 지역의 기상정보를 우리한테 제공한다. 이혜숙 연구사는 “이런 상부상조는 한·중·일 3국이 동남아에서 벌이는 기상영토 확장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기상탑재체가 실리는 천리안 2A호에는 경희대 연구팀이 개발하고 있는 우주기상탑재체도 함께 장착된다. 우주에서 날아오는 입자를 검출하는 입자검출기와 지구자기장을 측정하는 자력계, 위성에 쌓이는 전하를 측정하는 대전감시모니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아직 환경위성 정지궤도 오른 적 없어

미세먼지 발생지 밝힐 열쇠 확보할까?

2019년에 발사될 예정인 천리안 2B호에는 환경과 해양탑재체가 실린다. 아직 정지궤도에 환경탑재체를 올린 경우는 없다. 이상률 단장은 “환경탑재체의 스펙트럼 폭은 200나노미터 정도로 좁지만 0.2나노미터 간격으로 쪼개 1000개의 정보를 추출하기 때문에 이산화황, 이산화질소, 오존, 에어로졸, 포름알데히드 등 대기오염물질을 실시간으로 관측할 수 있다. 만약 중국 공단지역에서 미세먼지가 다량 발생하는 자료가 확보되면 국가간 협의 때 중요한 근거로 쓰일 수 있다는 얘기다”라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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