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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2015년, 전국의 조릿대가 일제히 꽃을 피운 이유는?

등록 2017-07-03 10:39수정 2017-07-03 11:03

[생명] ‘대나무 비밀’의 열쉬 풀 조릿대
60∼100년 주기 개화 뒤 죽는 대나무
워낙 드문 일이어서 연구 쉽지 않아
2013~15년 대나무 일종인 ‘조릿대’ 개화
봄 가뭄 스트레스가 원인일까
봄가뭄이 이태째 이어진 2015년 전국의 산에서 조릿대가 일제히 꽃을 피웠다. 그해 6월 설악산에서 개화한 조릿대의 모습.
봄가뭄이 이태째 이어진 2015년 전국의 산에서 조릿대가 일제히 꽃을 피웠다. 그해 6월 설악산에서 개화한 조릿대의 모습.
대나무는 왜 수십~수백년 주기로 일제히 꽃을 피우고 죽는 걸까. 식물학계의 이 오랜 수수께끼에 대해 포식자 관리설, 화재 유발설, 스트레스 축적설 등 다양한 가설이 나왔다. 천적이 먹고 남을 만큼 씨앗을 일시에 맺거나, 땔감을 축적해 큰 산불을 일으켜 경쟁자인 나무 제거하기, 또는 환경 스트레스가 쌓여 개화로 이어진다는 내용이다.

대나무 개화는 워낙 드문 일이어서 연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최근 전국에 분포하는 조릿대가 꽃을 피웠고 그 양상과 원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연구가 나왔다.

정연숙 강원대 생명과학과 교수팀은 <한국식물학회지>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조릿대의 전국적인 동시 개화 현상이 2013년 시작돼 2015년에 절정을 이뤘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개화를 촉발한 요인은 2014년과 2015년 연이은 봄가뭄으로 누적된 스트레스라는 가설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대나무의 동시 개화는 60~100년에 한 번 일어나 생태연구를 하기가 어려운데 운 좋게 최근 그런 일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다”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야생화 등을 다루는 블로그와 카페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국적인 동시 개화 현상을 확인했다. 설악산, 지리산 등 충남을 뺀 전국에서 198건의 조릿대 개화 보고가 나왔는데 2013년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2015년 절정을 이룬 뒤 감소했다.

정 교수팀은 국가 장기생태연구를 하고 있는 강원도 점봉산에서 조릿대의 일제 개화를 확인했다. 조릿대 뗏장(군락) 174곳을 조사했는데, 66%가 2015년에 개화했다.

연구자들은 이처럼 전국적인 동시 개화를 이끌 요인으로는 기상현상이 유력하다고 보았는데, 실제로 관측자료를 보면 2014년과 2015년의 봄가뭄이 극심했다. 점봉산의 경우, 평년 봄 강수량은 218㎜인데, 2014년엔 118㎜, 이듬해엔 132㎜에 그쳤다.

정 교수는 “제주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조릿대로 인한 문제가 심각하다”며 “조릿대가 일제히 죽은 뒤 다양한 하층 식생이 되살아날지 조릿대가 다시 우점하게 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조릿대는 개화해 일부가 죽더라도 다른 뿌리에서 싹이 터 일제 개화가 군락의 죽음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글·사진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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