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새를 사냥한 사마귀. 다양한 소형 척추동물이 사마귀의 메뉴에 올라 있다. 랜디 앤더슨 제공
자연은 종종 사람의 고정관념을 거부한다. 다람쥐는 도토리를 먹는다고 흔히 알고 있지만, 도토리가 없는 요즘 주로 먹는 것은 곤충 애벌레다. 통념을 거스르는 대표적인 동물이 척추동물을 사냥하는 곤충, 사마귀다.
사마귀의 새 사냥은 세계적 현상
사마귀는 놀라운 포식자다. 이 곤충의 식단에는 곤충과 거미 말고도 개구리, 도마뱀, 도롱뇽, 작은 뱀 같은 소형 척추동물이 들어 있다. 이들보다 가벼운 작은 새를 사마귀가 마다할 이유는 없다.
스위스와 미국 연구자들이 문헌 조사를 통해 147개 사례를 분석한 결과 남극을 뺀 세계의 모든 대륙에 있는 13개 국가에서 사마귀 12종이 새 24종을 잡아먹었다. 대상 조류는 14개 과에 걸쳐 있어 매우 다양했지만 벌새와 명금류 등 소형 조류가 많았다.
특히 정원에 벌새를 위한 먹이통을 즐겨 설치하는 미국에서 사마귀의 새 사냥 사례가 많아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주목할 것은, 수십년 전 친환경적 해충방제를 위해 풀어놓은 대형 사마귀들이 작은 새들의 포식자로 돌변했다는 사실이다. <윌슨 조류학 저널> DOI: 10.1676/16-100.1
황소개구리는 알부터 다르다
황소개구리도 사마귀 못지않은 포식자다. 동료 개구리는 물론이고 자기 입에 들어가면 물고기, 새, 거북, 뱀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잡아먹어 종종 침입종으로 문제가 된다.
미국 오리건주립대 연구자들은 황소개구리가 수정란 상태부터 포식자를 알아보는 능력이 있음을 알아냈다. 포식자 물고기가 없는 연못에서 구한 알을 포식자 냄새가 나는 어항, 상처를 입은 올챙이 냄새까지 나는 어항, 정상적인 어항 등 세 곳에서 발생시키는 실험을 했다.
놀랍게도 포식자 환경을 ‘학습’한 알에서 깨어난 올챙이는 상대적으로 몸이 더 길쭉하고 날씬해 잘 숨고 개구리가 되는 기간이 더 짧았다. 새로운 환경에서 낯선 포식자를 만나게 될 때 효과적인 전략이다. 연구자들은 황소개구리가 세계적인 침입종으로 악명을 떨치는 데는 닥치는 대로 먹는 식성과 함께 수정란 때부터 포식자에게 대응하는 적응이 주효했을 것으로 보았다. <생태학>(Oecologia) DOI: 10.1007/s00442-017-3905-5
* DOI는 디지털 논문 고유식별자입니다. 해당 논문을 인터넷에서 검색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