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닌 색소가 많아져 검게 변한 물뱀이 허물을 벗고 있다. 이를 통해 허물에 축적된 다량의 중금속을 배출한다. 클레르 구아랑 제공
‘공업’이 유발한 ‘암화’의 새 사례
19세기 영국 공업지대의 얼룩나방은 회색에 반점이 있는 무늬였다. 석탄 매연으로 나무껍질이 검게 바뀌자 눈에 잘 띄어 새의 손쉬운 먹이가 됐다. 그러나 돌연변이로 짙은 잿빛을 띤 얼룩나방은 살아남아 번성했다. 공해가 줄자 반대의 일이 벌어졌다. 공해가 심한 곳의 동물이 검게 되는 ‘공업 암화’의 유명한 사례다. 나방과 나비에 알려진 이 현상이 처음으로 바다 동물에서 발견됐다.
오스트레일리아 연구자들은 얕은 바다에 사는 물뱀을 연구했다. 이 물뱀은 거북 머리 모양의 주둥이로 산호 틈에 낳은 물고기 알을 먹고 산다. 그런데 검고 흰 줄무늬가 뚜렷한 이 물뱀이 유독 누벨칼레도니(뉴칼레도니아) 누메아항에서는 검은색이었다. 물뱀의 허물을 분석해 보니 코발트, 망간, 납, 아연, 니켈 같은 중금속이 동물의 건강을 해칠 정도로 들어 있었다. 다른 물뱀보다 허물을 두 배나 자주 벗기도 했다. 이 항구는 광산 개발과 산업화로 폐수가 많이 들어오는 곳이다. 검은색을 띠는 멜라닌 색소는 중금속을 잘 흡착한다. 이 물뱀은 해로운 중금속이 몸에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검은색으로 변신하는 진화를 했다. <현대 생물학> DOI: 10.1016/j.cub.2017.06.073
38년 만의 일본 야생 수달, 한국에서 왔나
일본 류큐대는 17일 쓰시마섬(대마도)에서 지난 2월 야생 수달을 무인카메라로 촬영했다고 밝혔다. 환경성의 추가 조사에서 암수 두 마리의 수달이 있으며, 배설물의 유전자 분석 결과 수컷은 한반도와 러시아에 분포하는 유라시아 수달임이 밝혀졌다. 일본에는 고유종 또는 유라시아 수달의 아종이 전국에 분포했으나 1979년 고치현에서 마지막으로 관찰된 뒤 확인되지 않았고 2012년 환경성이 공식 절멸을 선언했다.
한성용 한국수달연구센터 소장은 “수달이 부산에서 50㎞ 거리의 물살 센 바다를 헤엄쳐 건너기는 힘들고 배의 타이어 등에 올라타 이동했을 수 있다”며 “쓰시마섬의 일본 고유종 삵이 광범하게 연구돼와 일본 수달의 잔류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번 발견도 삵 조사 과정에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