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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기후변화 시한폭탄’인 북극 메탄, 생각보다 안정적”

등록 2017-08-24 13:37수정 2017-08-24 18:45

미국, 영국 등 6개국 학자 참여 공동연구
빙하기 얼음속 메탄 동위원소 분석 결과
“빙하기뒤 자연 온난화때 대량방출 안돼”
기후변화 연구를 위해 남극의 빙하에서 얼음기둥(아이스코어)을 뽑아내 측정하는 과학자. 미항공우주국(NASA) 제공
기후변화 연구를 위해 남극의 빙하에서 얼음기둥(아이스코어)을 뽑아내 측정하는 과학자. 미항공우주국(NASA) 제공
기후변화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 하나는 서서히 진행되는 듯 보이는 온난화가 어느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속도로 급가속화하는 상황이다. 기후변화 재앙의 이른바 ‘문턱’을 넘어서는 것으로 비유되는 이런 상황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북극의 영구 동토와 해저 지층에 쌓여 있는 막대한 양의 메탄이 폭발적으로 방출되는 것이다. 메탄은 이산화탄소에 비해 온난화 효과가 20배 이상 강력한 온실가스다.

23일 학술저널 <네이처> 온라인판에 이런 걱정을 다소 덜어줄 수 있는 연구 결과가 실려 주목을 끈다. 미국, 영국, 뉴질랜드 등 6개 나라 과학자들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남극대륙의 빙하에서 뽑아낸 얼음기둥(아이스 코어)에서 메탄에 함유된 방사성 탄소동위원소 C-14를 분석해, 1만1500년전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고 자연 온난화가 진행될 때 북극의 툰드라나 해저 등에서 대량의 메탄 방출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이 지난 빙하기의 메탄 방출원을 연구하기 어려웠던 것은 메탄 속 C-14의 양이 너무 미량이어서 빙하기에 해당하는 얼음기둥에서 연구에 충분한 양의 공기를 얻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논문 공동 저자의 한 사람인 오레곤주립대 고기후학자 에드워드 브룩은 오레곤주립대가 23일 낸 연구 설명자료에서 “많은 사람들이 북극을 ‘메탄 시한폭탄’으로 그렸지만, 우리의 연구 결과는 북극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안정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래가 항상 과거처럼 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지금도 인간 활동에 의해 계속 증가하는 메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브룩을 비롯한 연구자들은 빙하기 이후 자연 온난화 시기의 대기중 메탄 농도는 주로 열대 습지의 미생물 활동에 의해 매일 서서히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구가 빙하기에서 벗어나 자연스럽게 온난화되는 과정에 강우가 증가하면서 열대습지가 늘어나고, 이것이 메탄 농도 증가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이들의 연구 결과는 북극 툰드라와 해저에 갇혀 있는 메탄의 대량 방출 가능성을 낮게 평가해 기후변화를 걱정하는 인간들에게 위안을 주는 듯 하지만 한편으론 최근의 대기중 메탄 농도 증가에 그만큼 인간의 책임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들의 연구 결과 땅 속에 있다가 인간에 의해 대기 중에 방출된 메탄은 지금까지 추정됐던 것보다 25% 가량 많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은 산업화 이전인 1750년까지 750ppb이었다가 현재 1800ppb를 넘어선 대기중 메탄 농도의 주범으로 화석연료 생산 과정에서의 방출, 농사, 가축 사육 등 인간 활동을 지목했다.

브룩은 “우리의 발견은 땅 속 메탄의 자연 방출은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적고, 현재 대기 중 메탄 가운데 많은 부분이 석유나 천연가스 생산과 같은 인간 활동에 기인한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논문 주저자인 바실리 페트렌코 로체스터대 지구·환경과학 교수는 같은 자료에서 “이것은 우리가 화석연료 사용을 통해 나오는 메탄을 줄임으로써 지구 온난화에 맞설 수 있는 더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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