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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서 몰랐다더니…기상청, 뒤늦게 “북핵 2차 지진 있었다”

등록 2017-09-05 10:47수정 2017-09-05 14:16

3일 브리핑에서는 “멀어서 감지 안됐다”더니
훨씬 먼 미국 지질조사국서 ‘함몰지진’ 발표

“핵실험 8분34초 뒤 규모 4.4 지진 발생”
홍태경 교수 “함몰보다 지형변형 가능성”
속초지진관측소에서 관측된 북한 6차 핵실험에 따른 2차 지진 파형. 기상청은 5일 전형적인 함몰지진 파형과 달라 정밀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상청 제공
속초지진관측소에서 관측된 북한 6차 핵실험에 따른 2차 지진 파형. 기상청은 5일 전형적인 함몰지진 파형과 달라 정밀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상청 제공
“함몰지진은 굉장히 가까운 위치의 지진계에서만 파악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이 갖고 있는 지진계는 400~600㎞ 정도 떨어져 있기 때문에 함몰지진은 저희 지진계로는 분석되지 않았습니다.”

지난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뒤 기상청이 마련한 브리핑 자리에서 “중국 지진국이 규모 4.6의 2차 지진 발표가 있었다. 함몰지진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우리 기상청에서는 감지된 것이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기상청은 이런 답변을 내놓았다. 하지만 곧이어 우리보다 훨씬 멀리 떨어져 있는 미국 지질조사국(USGS)도 규모 4.1의 2차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해 기상청의 설명을 무색하게 했다.

기상청이 5일 뒤늦게 “3일 북한 핵실험 발생 뒤 함몰 추정 지진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고 발표했다. 기상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규모(mb·실체파 규모) 5.7의 인공지진이 3일 낮 12시29분 58초에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감지된 이후 8분34초 뒤인 낮 12시38분 32초에 인근지역에서 규모(ML) 4.4의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먼 거리에 위치한 기상청 관측소에 도달한 함몰지진의 미약한 신호가 구분되지 않아 다양한 필터를 적용한 결과 함몰 추정 지진파형을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함몰 위치는 북한 6차 핵실험 장소에서 남동쪽으로 약 7㎞ 부근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상청은 또 “6차 핵실험으로 인해 발생한 공중음파가 양구음파관측소에서 낮 12시49분 42초에 감지되고 난 뒤 8분 30초 뒤인 낮 12시58분 12초께 두번째 공중음파가 잡혔다”고 덧붙였다.

기상청은 함몰 지진의 원인에 대해서는 좀더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핵실험을 통한 2차 지진은 분화구가 만들어지면서 함몰이 일어나는 경우, 갱도가 붕괴하는 경우, 핵실험으로 생긴 빈 공간으로 힘이 쏠리는 지형의 변동에 의한 경우 발생한다. 이번은 세번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함몰은 수직갱도로 핵실험을 했을 때 발생한다. 규모 6 정도의 폭발력이면 방사성 물질이 밖으로 유출되지 않기 위해 수직으로 150m 안팎 정도까지 파내려가 그곳에서 폭발시켜야 한다. 카자흐스탄의 세미팔라친스크 핵실험장에서 확인된 사항이다. 수직갱도에 의한 폭발 때 위쪽으로 깔대기 모양으로 치솟았다 꺼지면서 지표에 커다란 분화구가 만들어지는, 이때 2차 지진 진동이 발생한다.

북한의 경우에는 수직갱도가 아닌 수평갱도 곧 터널 방식을 썼기에 분화구가 만들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수평갱도는 산 정상 쪽으로 갈수록 지표와의 거리가 멀어진다. 기상청 분석으로 이번 6차 핵실험의 경우 산 정상부에서 900m 깊이에서 핵실험이 시도된 것으로 보인다. 이 갱도가 붕괴될 때도 지진 진동이 발생할 수 있다. 홍 교수는 “규모 4.6 정도의 지진이 발생하려면 갱도의 대규모 붕괴가 일어나야 해 이 또한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핵폭발로 인해 지형이 변형될 경우에도 2차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 땅속 지형들이 힘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 핵폭발로 동공이 만들어지면서 균형이 깨져 땅속 응력이 빈 공간으로 몰려들면서 지진파가 만들어진 것처럼 진동이 퍼져나간다는 설명이다. 홍 교수는 “실제 이런 효과들은 핵실험 때 관측되는 현상이다”라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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