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없이 가동하는 냉방장치가 개발됐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이 아이디어를 내어 대학 옆 패커드전기회사 옥상에 설치한 이 냉방장치는 ‘열역학 제2법칙’을 이용해 에너지 투입 없이 냉방 효과를 내도록 고안됐다. 지구는 우주에 열을 복사해 내보내는데 낮에 햇볕이 내리쬘 때는 복사열보다 태양열이 더 뜨거워 복사냉각 효과를 볼 수 없다. 반면 맑은 밤에 복사냉각이 제대로 작동하면 공기보다 빨리 식은 물체에 이슬이 맺힌다.
연구팀은 산화실리콘과 산화하프늄으로 거울을 만들어 태양열을 97%까지 반사시키고 이 방열판 밑에 물이 흐르는 파이프를 설치해 물의 온도가 주변 대기보다 낮아지게 만들었다. 옥상에 설치한 1.4㎡의 패널만으로도 사흘 동안 물의 온도가 주변보다 3~5도 낮게 유지됐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로는 인근 2층 건물에서 14.3㎿h가 절감돼 냉방용 에너지의 21%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왔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사진 스탠퍼드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