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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태양 앞을 가로질러 가는 두 비행체의 정체는?

등록 2017-10-16 07:00

대각선은 고도 400㎞ 우주정거장
수직선은 고도 86m 하늘 나는 새
엇갈려 날아가는 두 비행체의 궤적이 야구공의 실밥을 연상시킨다. ESA
엇갈려 날아가는 두 비행체의 궤적이 야구공의 실밥을 연상시킨다. ESA

붉은 태양 앞을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날아가는 두 비행체의 정체는 무엇일까? 유럽우주국(ESA)이 최근 진기한 천체사진을 공개했다. 연속촬영으로 찍힌 두 비행체의 궤적이 마치 야구공의 실밥을 연상시킨다.

왼쪽 위와 오른쪽 아래를 잇는 것은 국제우주정거장(ISS), 아래쪽에서부터 위쪽으로 수직으로 날아가는 것은 새이다. 국제우주정거장은 육안으로도 볼 수 있어 천체사진가들에게 인기있는 사진 촬영 소재다. 하지만 시속 2만8천㎞에 이르는 아주 빠른 속도로 날아가기 때문에, 그 모습을 사진에 담으려면 운이 따라야 한다. 사진가에게 주어진 시간은 아주 짧은 시간이다. 구름이라도 끼면 몇주를 더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이 사진은 2013년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에 인근에 있는 유럽우주국의 유럽우주천문센터에서 찍은 것이다. 맑은 하늘 아래 국제우주정거장이 이 센터 바로 위 지점을 통과하는 순간, 한 마리 새가 휙 지나가면서 보기 드문 천체사진이 탄생했다. 운좋게도 우주정거장과 새가 렌즈를 통과하는 시간이 거의 똑같았다. 렌즈 속에서 두 비행체가 태양 한쪽 끝에서 다른쪽 끝까지 가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1.2초다.

두 피사체의 크기와 거리 차이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작은 새와 축구장 만한 우주정거장이 서로 구분되지 않을 만큼 비슷한 크기로 찍혔다. 우주정거장 양쪽에 달린 길쭉한 태양광전지판과, 새의 양 날개가 확연히 드러날 만큼 사진이 선명하다. 우주정거장이 고도 400㎞ 상공에서 지구를 돌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카메라 렌즈와 새의 거리는 86m로 계산됐다.

두 비행체의 궤적 이외에 보이는 작은 점들은 흑점들이다. 검게 보이는 이유는 이 지점의 온도가 주변 온도보다 낮기 때문이다.

미국의 아마추처 천체사진가가 10월4일 달을 배경으로 뉴저지주 하늘을 통과하는 우주정거장을 연속촬영으로 사진에 담았다. 스페이스닷컴
미국의 아마추처 천체사진가가 10월4일 달을 배경으로 뉴저지주 하늘을 통과하는 우주정거장을 연속촬영으로 사진에 담았다. 스페이스닷컴

이런 천체 사진은 달이나 다른 별을 배경으로 해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위 사진은 미국의 아마추어 천체사진가이자 월드타임존닷컴 대표인 알렉산더 크리벤셰프가 우리의 팔월 한가위 보름달에 해당하는 미국의 수확월(하비스트 문)을 하루 앞둔 지난 4일 밤(현지시간) 촬영한 것이다. 미 뉴저지주 하늘 위에 떠오른 달을 통과하는 국제우주정거장 사진이다. 사진 속의 우주정거장이 달 표면을 통과하는 데 걸린 시간은 0.86초라고 한다.

"우주정거장 2028년까지 연장을" 목소리

미국과 러시아를 주축으로 16개국이 참여해 만든 국제우주정거장은 2024년 퇴역할 예정이다. 그러나 최근 일부에서는 운용 기간을 2028년까지 연장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제우주정거장은 약 90분에 한 번씩, 하루에 약 16번 지구를 돈다. 국제우주정거장의 실시간 위치와 관찰 가능 시기를 알아보려면 여기(http://iss.astroviewer.net/)를 방문하면 된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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