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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지구 속 ‘물 먹는 광물’이 지진을 일으킨다”

등록 2017-11-21 11:51수정 2017-11-21 12:03

연세대 이용재 교수 국제공동연구팀
고압·고온으로 물을 머금은 초수화 광물이
맨틀로 변하면서 물 분출해 화산·지진 유발
해양퇴적물의 주요 구성 광물인 카올리나이트는 섭입대를 따라 물과 함께 땅 속으로 내려가다 어느 정도 깊이에서 초수화로 물을 머금는다. 다시 특정 깊이에 이르러 물을 분출하면 상부에 마그마를 형성하고 지진과 화산 활동을 일으킨다. 연세대 이용재 교수 제공
해양퇴적물의 주요 구성 광물인 카올리나이트는 섭입대를 따라 물과 함께 땅 속으로 내려가다 어느 정도 깊이에서 초수화로 물을 머금는다. 다시 특정 깊이에 이르러 물을 분출하면 상부에 마그마를 형성하고 지진과 화산 활동을 일으킨다. 연세대 이용재 교수 제공
국내 연구진이 주도한 국제공동연구팀이 지구 속 깊은 곳에 존재하는, ‘물 먹는 광물’을 처음 발견했다. 또 이 초수화 광물이 맨틀로 변하는 과정에 머금었던 물을 분출해 지표의 화산과 지진 활동을 유발하는 원리를 규명했다.

이용재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21일 “지각과 맨틀을 구성하는 카올리나이트가 매우 높은 함량의 물을 품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이 초수화 카올리나이트가 맨틀 광물로 변할 때 내뿜은 물이 마그마를 형성해 지진과 화산 활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 논문은 지구과학 분야 저널인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실렸다.

지구 속에는 지표의 세계 바닷물보다 많은 양의 물이 숨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물은 지각판과 맨틀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하는 윤활유 구실을 한다. 이용재 교수 연구팀은 도자기 원료로 쓰이는 점토광물인 카올리나이트(고령석·고령토)를 땅 속 75㎞ 깊이에 해당하는 대기압 2만5천배 압력과 섭씨 200도 온도로 물과 함께 가열했다. 그 결과 물분자가 광물의 구조 속으로 대거 유입되고 부피가 30% 이상 증가하는 변화가 관찰됐다. 이를 초수화 광물이라 한다. 이런 과정은 ‘다이아몬드 앤빌셀’이라는 장치를 이용해 관찰했다. 실험은 두 개의 다이아몬드 사이에 극히 미량의 시료를 가두고 온도와 압력을 증가시키면서 방사광가속기에서 발생시킨 고에너지 고휘도의 엑스(X)-선을 다이아몬드 사이의 시료에 쬐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다이아몬드 앤빌셀 고압기를 이용한 지구 내부 연구를 형상화한 그림.
다이아몬드 앤빌셀 고압기를 이용한 지구 내부 연구를 형상화한 그림.
초수화 카올리나이트는 지각과 맨틀을 구성하는 주요 광물 가운데 가장 높은 물 함량을 보인다. 이용재 교수는 “초수화 카올리나이트가 만들어지는 깊이는 진원의 깊이에 따라 구분되는 천발지진과 중발지진의 경계와 일치해 지진발생 메커니즘의 변화를 새롭게 설명할 수 있는 가설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우선 초수화 카올리나이트가 좀더 깊은 곳을 들어가게 되면(섭입) 200㎞ 정도에서 맨틀 광물로 변하는데 머금고 있던 물을 주변에 분출하게 된다. 이 결과로 섭입대 상부에 마그마를 형성하고 지표의 화산활동을 일으킨다.

이용재 교수는 “지금까지 연구한 섭입대 환경은 철이 움직이고 있는 지구 외핵까지 거리의 약 15분의 1이고, 이는 지구 중심까지 거리의 약 32분의 1에 불과하다. 더 깊은 땅속을 알기 위해서는 대기압의 100만배 이상의 초고압과 수천도 이상의 초고온을 발생키셔 측정할 수 있는 극한환경 연구시설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2년 동안 국내 포항방사광가속기와 미국·독일·중국의 가속기 연구시설을 방문해 실험을 해왔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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