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4일 자정께 뜨는 ‘슈퍼문’(오른쪽)은 올해 가장 작았던 6월9일 보름달보다 14%가량 크다.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다음 달 4일 한밤중에 올해 가장 큰 보름달, 이른바 ‘슈퍼문’이 하늘에 걸린다.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은 29일 “지구와 달 사이가 제일 가까워지는 근지점에 이르러 가장 커 보이는 보름달을 서울 기준으로 12월4일 0시47분께 볼 수 있다. 이날 보름달은 지난 6월9일 밤 10시10분께 떴던 보름달보다 겉보기가 14% 정도 크다”고 밝혔다.
지구에서 달의 크기가 달리 보이는 것은 달이 지구 주위를 타원궤도로 돌기 때문이다. 지구와 달 사이가 가장 가까워지는 근지점에 이르면 달이 커 보이고, 반대로 가장 멀어지는 원지점에서 작아 보인다. 12월4일의 달이 ‘슈퍼문’인 것은 보름달이 되는 ‘망’과 근지점이 일치해서다. 과학용어인 ‘달-지구-태양계의 근지점 삭망(perigee syzygy)’에 슈퍼문이라는 별명을 붙인 사람은 1979년 미국 점성술사 리처드 놀로 알려져 있다. 천문연은 “이날 지구와 달 사이 거리는 35만7623㎞로, 지구-달 평균 거리 38만4400㎞보다 3만㎞ 이상 가깝다. 6월9일 40만6399㎞보다는 5만㎞ 이상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달이 지구와 가까워지거나 멀어지는 주기인 근접월은 약 27.56인 데 비해 보름달에서 다음 보름달이 되는 삭망월은 약 29.5일이어서 슈퍼문이 뜨는 시기는 해마다 달라진다. 지난해에는 12월14일 68년 만에 가장 큰 슈퍼문이 떴다.
슈퍼문이 생기는 이유는 달이 지구를 타원궤도로 돌면서 근지점-원지점이 생기는 주기와 달이 차고 기우는 삭망 주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천문연은 “12월4일 보름달은 이론적으로 6월9일 달보다 30% 정도 더 밝겠지만, 실제로 달이 크게 보이는 것은 대기의 상태와 위치, 주관적인 부분이 작용해 맨눈으로 보아서는 차이를 크게 못 느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과천과학관은 3일 ‘슈퍼문의 날’ 행사를 열어 보름달 관찰 등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달 관련 동영상 상영, 월면구 만들기 대회, 달시계 만들기 교육, 이동식 투영기(에어돔) 체험 등이 펼쳐진다. 과학관 누리집(www.sciencecenter.go.kr)에서 예약 등 정보를 구할 수 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