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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서 ‘기상올림픽’ 열린다

등록 2017-12-07 12:01수정 2017-12-07 22:20

강원 영동 해상·산악 지형 복잡해
눈의 양과 형태 예측성 매우 낮아
국제공동연구 ‘아이스-팝 2018’ 도전
캐나다 밴쿠버·러시아 소치 이어 세번째
12개국 28개 기관 첨단장비 50여대를
20개 지점에 배치해 꼼꼼하게 날씨 예측
6일 오전 약간의 눈발이 날린 강원도 평창 동계올림픽 메인스타디움에서 행사요원들이 눈을 치우고 있다. 노천으로 3만5천석에 이르는 이곳에서 저녁 시간대에 개·폐회식이 열릴 예정이어서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는 날씨가 가장 큰 변수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기상청 제공
6일 오전 약간의 눈발이 날린 강원도 평창 동계올림픽 메인스타디움에서 행사요원들이 눈을 치우고 있다. 노천으로 3만5천석에 이르는 이곳에서 저녁 시간대에 개·폐회식이 열릴 예정이어서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는 날씨가 가장 큰 변수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기상청 제공
평창 겨울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영동지방은 기온과 강수량의 변화 폭이 커 날씨를 예측하기가 매우 어려운 지역이다. 기상예보관들의 피를 말리는 이곳에 세계기상기구(WMO)가 진행하는 국제공동연구 ‘아이스-팝 2018’이 ‘원군’으로 등장했다. 12개국 28개 기관이 참여해 50여대의 첨단 기상장비로 기상연구와 예보 시범 경연을 벌이는 이른바 ‘기상올림픽’의 막이 올랐다.

내년 2월9~25일 펼쳐지는 동계올림픽과 3월9~18일 열리는 패럴림픽 대회의 가장 큰 변수는 날씨다. 임장호 평창 동계올림픽대회조직위원회 기상기후팀장은 6일 “겨울철 올림픽 대회를 열기에 가장 좋은 날씨는 영하 10도~영하 5도에 눈·비가 오지 않고 바람이 강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영동지방의 날씨는 변화무쌍해 원활한 대회 운영을 위해서는 정확한 기상예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9년 바이애슬론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기 하루 전인 2월13일 대관령 일 평균기온은 10.5도로 18.5㎜의 비가 내려 ‘물바다’가 된 경기장에 대관령 눈꽃축제장에 쌓아놓은 눈을 긴급 공수해야 했다. 2013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때도 대회 나흘째인 2월1일 대관령 일 평균기온이 4.4도, 강우량이 18.5㎜에 이르렀다. 2014년 올림픽 기간(2월9~25일)에는 눈이 북강릉에는 174.1㎝, 강릉에는 113.5㎝나 쌓였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 영동지방은 날씨 변화 폭이 커 기상예보가 대회 성패의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기상청 제공
지구 온난화로 겨울철 올림픽 때 날씨와의 전쟁이 매번 반복되고 있다. 2010년 캐나다 밴쿠버 대회와 2014년 러시아 소치 대회 때도 날씨 문제로 많은 경기가 지연·연기되거나 취소됐다. 임 팀장은 “영동지방의 경우 지구 온난화로 기온과 강수량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승을 보이고 있다. 특히 산악과 바다가 직선거리로 20㎞밖에 안되는 복잡한 지형이어서 이상 기상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예보관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평창 올림픽 기상지원을 위해 73명의 파견단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날씨를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세계 기상관련 기관들한테는 정확한 예보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이규원 경북대 천문대기과학과 교수는 “영동지방은 세계적으로도 관심이 많은 복잡한 지형이어서 정확한 예보를 위해서는 상세한 관측 정보가 필요하다. 현재 세계 12개국 기상관련 기관들이 올림픽 대회가 열리는 강릉과 평창 일대에 50여대의 첨단 기상장비를 설치해 기상관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기상기구의 세계기상연구프로그램(WWRP)의 하나로 진행되는 국제공동연구는 2010년 캐나다 밴쿠버 대회 때 ‘스노-브이10’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시작해 8개국 9개 기관이 참여했다. 이후 러시아 소치 대회의 ‘프로스트-2014’에 10개국 12개 기관이 참여했던 것이 평창 ‘아이스-팝 2018’에는 12개국 28개 기관으로 확대됐다. 아이스-팝 2018은 ‘Internation Collaborative Experiment for Pyeongchang Olympic and Paralympic 2018 winter games’의 영문약자이다. 주요 참가국과 기관은 미국 항공우주국(나사), 캐다다 기상청(ECCC), 스페인 카스틸라 라만차대(UCLM), 스위스 로잔연방공대(EPFL), 영국 기상청(MetOffice) 등이다. 한국은 기상청 수치모델링센터와 연세대·경북대·강릉원주대, 국토부 한강홍수통제소, 공군 등 12개 기관이 참여했다.

6일 강원도 강릉시 강릉원주대 옥상에서 이규원 경북대 교수가 취재기자들한테 캐나다 기상청이 설치한 레이저 우적계(Parsival)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기상청 제공
6일 강원도 강릉시 강릉원주대 옥상에서 이규원 경북대 교수가 취재기자들한테 캐나다 기상청이 설치한 레이저 우적계(Parsival)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기상청 제공
공동연구단은 속초와 강릉 사이의 남북 방향과 강릉에서 대관령기상대 인근 메이힐즈 리조트까지 동서 방향으로 강설관측망을 구축했다. 리조트 앞 배추밭에 설치된 ‘메이힐즈 관측망’을 메인으로 기상대 옥상과 강릉원주대 옥상 등지에 연직(수직) 방향으로 강수를 관측하는 마이크로 레이더(MRR), 3차원 바람과 에어로졸을 관측하는 라이다, 강수 입자와 밀도, 낙하속도를 재는 레이더식 우적계(POSS), 레이저식 우적계(Parsival), 무게식 강수량계(Pluvio), 카메라로 눈 입자 결정 사진을 찍는 마스크(MASC) 등 첨단장비들이 설치됐다. 이규원 교수는 “현재 기상청이 운용하고 있는 강릉과 횡성 레이다로는 사각지역이 생긴다. 관측망을 빼곡히 만들어 관측한 데이터는 기상청 특화예보시스템으로 전송돼 실제 예보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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