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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독감은 숨만 쉬어도 전파된다…걸리면 ‘방콕’이 최선

등록 2018-01-19 16:35수정 2018-01-19 17:33

미국 메릴랜드 연구팀 플루환자 분석
기침·재채기·접촉 감염 통념 깨
단순한 날숨 만으로도 충분히 전파
“독감 증세 있으면 집에 머물러야”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독감 바이러스(플루)는 알려진 것보다 훨씬 쉽게 전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메릴랜드 연구팀이 19일(한국시각)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보고한 논문을 보면, 사람들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해서 공기 중에 퍼뜨린 비말을 통하거나 오염된 표면 등을 만져서 독감에 걸린다고 생각하는 통념과는 달리 플루는 단순히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쉽게 전파된다.

연구팀은 독감에 걸린 사람들한테서 나오는 날숨에서 충분히 많은 바이러스들을 검출해 공기 감염의 중요성에 대한 새로운 증거로 제시했다. 미국 메릴랜드 공중보건학교의 환경건강학 교수인 도널드 밀턴은 “우리는 플루 환자들이 기침이나 재채기 없이 단순히 숨을 쉼으로써 공기를 오염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독감에 걸린 사람들은 기침을 하지 않는 기간 특히 독감에 걸린 초기에도 전염성 에어로졸(공기 중에 상당 기간 떠다니는 미세 비말)을 발생시킨다. 따라서 독감에 걸린 사람은 집으로 귀가해야 하며 일터에 남아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면 안된다”고 말했다. 연구는 메릴랜드 연구팀 외에 산호세 주립대, 미주리 서부 주립대,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 등이 국립보건원(NIH)과 질병관리본부(CDC)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미국 메릴랜드대 도널드 밀턴 교수(왼쪽)가 독감 환자의 날숨에서 바이러스를 검출하고 있다. 메릴랜드대 제공
미국 메릴랜드대 도널드 밀턴 교수(왼쪽)가 독감 환자의 날숨에서 바이러스를 검출하고 있다. 메릴랜드대 제공
밀턴 교수 연구팀은 142명의 독감 환자들을 대상으로 자연적인 숨쉬기, 빠른 말하기, 비의도적인 기침, 재채기 등을 할 때 날숨에 포함된 플루 바이러스를 특정해냈다. 또한 인플루엔자 에어로졸의 감염력을 측정했다. 참가자들에게는 218개의 비인두 면봉이 주어졌다. 또한 독감 증세가 나타난 지 첫째, 둘째, 셋쨋날에 30분 동안의 날숨, 비의도적인 기침, 재채기 때의 샘플들을 채취했다. 샘플에서 발견된 바이러스를 분석한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할 정도로 많은 독감 환자들이 아르엔에이(RNA)가 아니라 감염성 바이러스를 공기 감염을 일으킬 만큼 충분한 많은 에어로졸 입자로 뿜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놀랍게도 기침 없이 얻은 23개의 미세 에어로졸 샘플 가운데 11건(48%)에서 바이러스성 아르엔에이가 검출됐으며, 이 가운데 8개 샘플은 감염성 바이러스를 포함하고 있었다. 이런 사실은 기침이 미세한 에어로졸 비말을 만드는 필수적인 과정이 아님을 시사한다. 게다가 몇몇 재채기 샘플은 크고 작은 비말 속의 바이러스성 아르엔에이 수치가 특별히 더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사실은 재채기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에어로졸로 뿜어내는 데 크게 기여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쉐릴 엘만 산호세 주립대 교수는 “이런 발견은 항상 손을 씻고 주변을 청결하게 하고 기침하는 사람들을 피하는 것이 독감에 걸리지 않는 최선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집에 머물고 공공장소에 가지 않는 것이야말로 독감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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