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택트렌즈로 당뇨병 진단한다

UNIST·성대 연구팀 스마트렌즈 개발
고가도 센서가 눈물 속 포도당 감지
고혈당땐 LED 불 꺼지도록 설계

국내 연구진이 콘택트렌즈로 혈당을 측정해 당뇨병을 진단하는 스마트렌즈를 개발했다. 유니스트 제공

국내 연구진이 눈에 끼는 콘택트렌즈로 혈당을 측정해 당뇨병을 진단하는 ‘무선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성균관대 공동 연구팀은 24일 “콘택트렌즈에 장착된 센서가 눈물 속 포도당(글루코스)을 감지해 엘이디(LED)를 작동시키는 방식의 ‘무선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유니스트 신소재공학부 박장웅 교수,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변영재 교수,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이정헌 교수가 공동으로 참여한 연구팀의 논문은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24일(현지시각)치에 실렸다.

당뇨병은 혈액의 포도당 농도가 높은 상태가 지속되는 질환으로 환자들은 주로 혈액으로 혈당을 측정해 당뇨질환 정도를 진단해왔지만 최근 눈물로도 혈당을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콘택트렌즈를 이용하려는 시도가 많아졌다. 연구팀은 일상에서 사용하는 콘택트렌즈를 기판으로 삼아 고감도 포도당 센서를 부착해 포도당 농도를 감지하고 그 정보를 보여줄 수 있는 엘이디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센서와 엘이디를 작동시키는 전기는 ‘무선 안테나’를 이용한다.

안테나-정류회로-포도당센서-LED 디스플레이가 집적화된 스마트 콘택트렌즈 모식도와 실제 스마트 콘택트렌즈 사진(위), 토끼가 렌즈를 착용한 상태에서의 스마트 콘택트렌즈가 구동되는 장면(아래). 유니스트 제공

연구팀은 “무선 스마트 콘택트렌즈는 기판과 전극이 모두 투명해 사람의 시야를 전혀 가리지 않는다. 혈당 측정과 표시에 필요한 소자가 렌즈 하나에 집적돼 별도의 측정기기 없이 간단하게 당뇨병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포도당 센서가 눈물 속 포도당 농도를 측정해 정상 상태면 엘이디에 불이 들어오고 정상 범위를 넘어서면 불이 꺼지도록 설계했다.

연구팀이 토끼에게 개발한 콘택트렌즈를 착용시켜 실험한 결과 토끼가 렌즈 착용에 전혀 불편함을 보이지 않았고 눈물 속에 포도당을 증가시키자 엘이디가 꺼졌다. 콘택트렌즈를 작동시키는 동안 열 발생이 없었고 렌즈 모양이 조금 변하거나 눈물 속 다른 물질에 노출돼도 센서 등 부품들이 정상 작동했다.

스마트 콘택트렌즈 실물 사진. 유니스트 제공

연구팀은 “실제 일상에서 사용하는 콘택트렌즈와 유연한 전자소자를 결합하는 형태의 ‘웨어러블 전자소자’를 만들었다. 복잡하고 별도의 큰 측정기기 없이 실시간으로 몸 상태를 파악할 수 있어 의료진단 분야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근영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