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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인류의 ‘탈아프리카’ 5만년 더 빨랐다

등록 2018-01-26 04:00수정 2018-01-26 12:05

이스라엘 미슬리야동굴서 발견된 턱뼈
17만5천~20만년 전 화석으로 추정
기존 발견 화석 9만~12만년보다 빨라
국제공동연구팀 <사이언스>에 논문
이스라엘 이슬리야동굴에서 발견된 호모 사피엔스 턱뼈 화석. 인류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일찍 아프리카를 떠났음을 보여준다. <사이언스> 제공
이스라엘 이슬리야동굴에서 발견된 호모 사피엔스 턱뼈 화석. 인류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일찍 아프리카를 떠났음을 보여준다. <사이언스> 제공
현대인류(호모 사피엔스)는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일찍 아프리카를 벗어나 퍼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의 이스라엘 헤르시코비츠가 이끈 국제공동연구팀은 25일 “이스라엘 한 선사시대 동굴에서 아프리카 이외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호모 사피엔스 화석을 발견했다. 이번 발견으로 호모 사피엔스가 애초 추정했던 것보다 적어도 5만년 더 일찍 아프리카를 떠났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연구팀 논문은 이날(현지시각)치 <사이언스>에 실렸다.

공동연구팀의 미국 빙햄턴 뉴욕주립대 롤프 퀴엄 교수(고고학)는 “미슬리아 화석은 경이로운 발견이다. 이는 우리 조상이 아프리카를 처음 떠난 때가 우리가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더 이른 시기라는 것을 보여주는 가장 명백한 증거이다. 또한 호모 사피엔스가 다른 고대 인류와 훨씬 오랫동안 공존을 했으며 문화와 생물학적 교류를 할 기회를 그 만큼 많이 가졌을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화석은 몇개의 이빨이 남아 있는 위턱뼈로, 이스라엘 카멜산에 있는 선사시대 동굴의 하나인 미슬리야동굴에서 발견됐다. 연구팀이 연대측정 기술로 측정한 결과 턱뼈는 17만5천~20만년 전 것으로 추정됐다. 이런 추정은 호모 사피엔스의 탈아프리카 이동을 적어도 5만년 앞당기는 것이다.

<사이언스> 제공. 유튜브 https://youtu.be/78a4T2cU-VU

호모 사피엔스의 특징은 둥근 머리, 가운데가 갈라진 눈두덕, 중앙 부분이 평평하고 쏙 들어간 얼굴, 작아진 턱과 좁은 골반 등이다. 오모 키비시나 헤르토 등 에티오피아 유적지들에서 발견된 각각 19만5천년 전과 16만년 전 화석들은 이런 특징들을 보여준다. 이들보다 더 이른 호모 사피엔스 화석들은 모로코의 제벨 이르후드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플로리스배드에서 발견된 것으로 각각 31만5천년, 25만9천년 전 것들이다. 연구에 참여하지는 않은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크리스 스트링거 교수(인류학)는 같은 날 <사이언스>에 실은 다른 논문에서 “아프리카 이외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화석은 지금까지는 이스라엘 스쿨과 카프제에서 발견된 9만~12만년 전 것이다. 미실리야 화석은 호모 사피엔스가 이미 18만년 전에 아프리카를 떠났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퀴엄 교수도 “기존 아프리카와 유럽, 아시아 화석들과 비교한 결과 미슬리야 화석의 모든 해부학적 데이터들은 호모 사피엔스와 일치하는 반면 몇몇 특징들은 네엔데르탈인과 다른 인류종에서도 발견되는 것들이었다”고 말했다.

미슬리야 화석이 나온 암석층에서 함께 발견된 석기는 르발루아기술(유럽의 구석기 시대 중기에서 후기에 걸친 박편 석기)로 만들어졌다. 르발루아기술은 19만~26만년 전에 발달한 기술로 미슬리야 화석보다 앞서는데, 이는 호모 사피엔스가 아프리카에서 유럽이나 서아시아로 확산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아프리카 밖으로 인류가 이동한 시기와 경로를 밝히는 일은 우리 종의 진화를 이해하는 열쇠”라며 “중동지역은 홍적세 동안 인류 이동의 주요 통로였으며 서로 다른 시기에 호모 사피엔스와 네엔데르탈인이 지배했던 곳”이라고 말했다. 홍적세(플라이스토세·제4기)는 신생대의 마지막 단계로 오늘날과 같은 기후상태와 대륙빙하가 발달하였던 시기가 교대로 나타나는 대단히 불안정한 기후를 특징으로 하는 시기이다. 흔히 빙하시대라고 불리기도 한다.

미슬리야 화석은 최근 유전자 분석을 통해 호모 사피엔스가 아프리카에서 22만년 전께 이동했을 것이라는 추정과 일치한다. 퀴엄 교수는 “새로운 발견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이전의 원주민 교체와 유전적 혼합에 대한 단서를 던져줄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링거 교수도 “네엔데르탈인의 유전자 분석에서 발견되는 원시 호모 사피엔스의 유전자 교환은 21만9천~46만년 사이로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미슬리야 화석은 훨씬 뒤에 아프리카에서 서아시아로 이동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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