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첫 우주정거장 톈궁1호. 중국 국가항천국(CNSA) 제공.
중국의 첫 우주정거장인 ‘톈궁1호’의 추락이 임박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은 30일 “추락중인 중국 우주정거장 ‘톈궁(하늘 궁전) 1호’가 오전 9시 현재 고도 182㎞에 진입해 새달 1일 오후 6시3분~2일 오후 2시3분 사이에 지표면에 추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추락 가능 지역은 태평양, 인도양, 대서양, 남미, 오스트레일리아, 아프리카 등 북위 43도~남위 43도 사이의 넓은 영역으로 예측됐다. 우리나라도 추락 가능범위에 포함돼 있다. 우리나라 면적은 이 영역 전체 면적의 3600분의 1이다. 지구궤도의 인공우주물체와 우주쓰레기 궤적을 추적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샛뷰’(SATVIEW)는 이날 오전 9시 현재 ‘톈궁1호’의 추락 예상 시점을 2일 오전 10시(한국시각)로 보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우리나라가 톈궁1호 추락 가능 범위에 포함됨에 따라 30일 오후 4시를 기해 ‘인공우주물체 추락·충돌 대응 매뉴얼’에 따른 ‘경계’ 단계 우주위험 위기경보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위기경보 발령과 동시에 톈궁1호 잔해물이 우리나라에 추락할 경우에 대한 효과적인 상황 대응을 위해 관계 부처 합동 우주위험대책반을 소집할 예정이다.
톈궁1호는 중국 최초의 우주정거장으로 2011년 9월에 발사돼 340㎞ 저궤도에서 랑데부·도킹, 우주인 거주 등의 활동을 하다 2016년 11월 작동 불능상태에 빠진 이래 추락해왔다. 천문연은 “고도 900㎞ 이상에 있는 우주물체는 대체적으로 1000년 이상, 고도 500㎞의 경우는 대략 20년 정도 우주에 머물다 고도 250㎞부터는 지구 대기권으로 진입하는 과정을 시작해 고도 200㎞에 이르면 하루에서 며칠 안에 지상이나 바다에 추락한다”고 설명했다.
또 1톤 이상의 인공우주물체는 대기권 마찰에도 다 타지 않고 10~40%의 파편이 남아 떨어질 수 있다고 천문연은 덧붙였다. 톈궁1호는 발사 당시 길이 10.5m에 무게가 8.5톤이었다. 옛 소련의 우주정거장 미르는 124톤에 이르러 2001년 3월23일 지표면 추락 때 일부 파편이 태평양에 떨어졌다. 천문연은 “인공우주물체가 지구 대기권에 들어서면 초속 7~8㎞의 속도로 움직이며 마찰로 말미암아 3천도 가까이 가열된다. 고도 78㎞에 이르면 분해가 시작돼 넓게 흩어지며 6~30분 이내에 지표면에 떨어진다. 지난 40년 동안 5400톤의 인공우주물체 파편이 지상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로 인해 생긴 인명피해 사례는 알려진 바 없다”고 밝혔다.
고도가 120㎞ 정도 되면 추락 시각은 오차범위 ±9~±25분 정도에서 예측할 수 있지만 추락지점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천문연은 설명했다. 초속 7~8㎞의 빠른 속도로 추락하기 때문에 10분의 오차 범위로도 거리는 9천~1만2천㎞ 차이가 난다. 각각 한국에서 미국 서부, 한국에서 호주 시드니까지의 거리다.
우주환경감시기관인 한국천문연구원은 미국 합동우주작전본부(JSpOC), 국제우주잔해물조정위원회(IADC),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공군 등 국내외 유관기관과 협력해 ‘톈궁1호’의 추락상황을 감시하고 있다. ‘톈궁1호’ 실시간 추락 상황은 천문연 우주위험감시센터 누리집(
www.nssao.or.kr)이나 샛뷰(
www.satview.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