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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금속으로 거울대칭 나노구조 최초 합성

등록 2018-04-19 01:59수정 2018-04-19 09:21

서울대·포항공대·LG연구소 연구팀
생체분자에만 있는 것으로 알려진
거울상 대칭을 금 나노입자로 구현
“새 패러다임” 네이처 표지 장식
국내 연구진이 최초로 개발한 거울 대칭상 기하구조를 지닌 금 나노입자. 거울상 기하구조를 지닌 모형(왼쪽)과 전자현미경 실물 사진(오른쪽). 서울대 제공
국내 연구진이 최초로 개발한 거울 대칭상 기하구조를 지닌 금 나노입자. 거울상 기하구조를 지닌 모형(왼쪽)과 전자현미경 실물 사진(오른쪽). 서울대 제공
국내 연구진이 생체분자에서만 가능한 기하구조로 알려진 ‘거울상 대칭구조’를 금 나노입자에서 처음 구현했다. 그동안 금속 등 무기 분야에서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구조여서 재료 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대 재료공학부 남기태 교수와 포항공대 기계공학·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 공동 연구팀은 18일 “엘지디스플레이연구소 연구팀과 함께 펩타이드(2개 이상의 아미노산이 결합한, 단백질보다는 훨씬 짧은 화합물)를 이용해 생체분자만의 고유 기하구조로 여겨졌던 거울상 대칭구조를 금 나노입자에서 최초로 구현했다”고 밝혔다. 연구 성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18일(현지시각)치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연구팀의 논문이 소개된 과학저널 ‘네이처’ 표지.
연구팀의 논문이 소개된 과학저널 ‘네이처’ 표지.
오른손과 왼손은 언뜻 보면 구조가 비슷하지만 왼쪽 야구장갑을 오른쪽에 낄 수 없듯이 서로 거울로는 상이 겹치지만 실제로는 엇갈리는 특성을 ‘거울상 이성질’(카이랄성)이라 한다. 단백질의 기본 구조인 아미노산을 포함해 생명 현상에 관여하는 모든 분자는 카이랄 구조를 하고 있다. 카이랄 모양으로 된 재료는 구조 선택성과 광 제어 특성을 지녀 촉매·광학·센싱 플랫폼 등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재료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금속 등 무기물로 된 재료에서는 카이랄 구조를 제작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져왔다.

연구팀은 무기 결정을 합성할 때 생체분자 펩타이드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금 나노입자의 거울상 대칭 구조를 만들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입자는 한 변의 길이가 100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인 정육면체의 각 면에 시계 또는 반시계 방향으로 뒤틀린 구조체가 존재하는 새로운 기하구조 형태를 띠고 있다. 연구팀은 회전하는 빛에 대한 반응성 측정을 통해 이 금 나노입자가 거대한 카이랄성을 지녔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펩타이드 서열과 카이랄성이 그대로 무기 재료 표면에 반영될 수 있음을 최초로 발견해 생체분자를 이용한 재료 합성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 합성된 입자는 디스플레이를 위한 새로운 개념의 가시광 편광소재로 적용할 수 있어 산업적 의미도 크다”고 밝혔다. ‘네이처’는 연구 성과의 의미와 가치를 설명하는 ‘뉴스 앤 뷰스’ 섹션에 논문을 소개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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