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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70년 전 예견된 ‘홀스타인 폴라론’ 입자 발견

등록 2018-05-29 16:11수정 2018-05-29 22:02

전자가 주변 원자 끌어당기는 입자
1959년 물리학자 홀스타인 이론화
고온초전도 현상 비밀 풀어줄 열쇠
방사광가속기로 정밀 분광학 측정
연대 논문‘네이처 머티리얼스’ 게재
연세대 연구팀이 발견한 2차원 물질 이황화몰리브덴의 ‘홀스타인 폴라론’ 입자. 초록색, 노란색 구형체는 각각 몰리브덴(Mo)과 황(S) 원자를, 회색 막대기는 원자 간의 결합을 나타낸다. 가운데 밝은 부분은 전자 구름을 형상화한 것으로 주변 원자들과 강한 상호작용을 통해 원자 배열의 왜곡을 동반하며 고체 안에서 이를 끌고 다닌다. 육각벌집모양의 얇은 흰 선은 왜곡되기 전 원자들의 위치를 표시하기 위한 것이다. 연세대 제공
연세대 연구팀이 발견한 2차원 물질 이황화몰리브덴의 ‘홀스타인 폴라론’ 입자. 초록색, 노란색 구형체는 각각 몰리브덴(Mo)과 황(S) 원자를, 회색 막대기는 원자 간의 결합을 나타낸다. 가운데 밝은 부분은 전자 구름을 형상화한 것으로 주변 원자들과 강한 상호작용을 통해 원자 배열의 왜곡을 동반하며 고체 안에서 이를 끌고 다닌다. 육각벌집모양의 얇은 흰 선은 왜곡되기 전 원자들의 위치를 표시하기 위한 것이다. 연세대 제공
고체 안에 원자에서 떨어져 나온 전자가 있으면 주변의 원자가 전자의 힘 때문에 위치를 바꿔 원자 배열에 변형이 생기는데, 이런 성질을 보이는 준입자(유사입자)를 ‘폴라론’이라 한다. 무거운 공을 푹신한 방석 위에 올려놓고 굴리면 공이 굴러감에 따라 방석이 움직이는 것에 견줄 수 있다. 1933년 소련 물리학자 레프 란다우가 ‘폴라론’ 개념을 처음 제안하고 1959년 독일 출신 미국 물리학자 시어도어 홀스타인이 이론적으로 예측해내 이 이론 모델을 ‘홀스타인 폴라론’이라 한다. 하지만 예측된 성질을 검증할 만한 적당한 물질계가 존재하지 않아 실험적인 관측이 어려웠다. 국내 연구팀이 정밀한 분광학 도구를 이용해 ‘홀스타인 폴라론’을 처음으로 입증해냈다.

연세대 물리학과 김근수 교수 연구팀은 29일(한국시각) “물질의 고온초전도 현상에 숨은 비밀을 밝혀줄 중요한 입자인 ‘홀스타인 폴라론’ 입자를 2차원 물질 이황화몰리브덴(MoS₂)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 논문은 이날치 <네이처 머티리얼스>에 실렸다.

연구팀은 2012년 일본 도쿄대 연구팀이 보고한 ‘2차원 물질의 초전도 현상’에 주목했다. 도쿄대 연구팀의 보고는 2차원 반도체인 이황화몰리브덴에 전자를 도핑(반도체에 불순물을 첨가해 전기적 특성을 얻는 것)하면 고온초전도체와 유사한 특징의 초전도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었다. 연구팀은 근본적인 원리에 대해서는 수수께끼로 남겨 놓았다. 고온초전도는 절대온도(K) 0도(섭씨 영하 273도)에 가까운 저온초전도에 대비해 임계온도가 100K의 비교적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를 나타내는 현상을 말한다.

김근수 교수 연구팀은 초고진공 환경에서 이황화몰리브덴 표면에 루비듐(Rb) 원자를 분사해 전자 도핑을 유발하고 각분해광전자분광이라는 실험 기법으로 도핑된 전자의 분광학적 특징을 정밀하게 측정했다. 연구팀은 국내 포항 방사광가속기뿐만 아니라 최고 수준의 영국 다이아몬드 방사광가속기 연구소에서 일주일 동안의 실험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분해능에 도달해 ‘홀스타인 폴라론’의 미묘한 신호를 감지해냈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2차원 초전도 현상이 나타날 때 폴라론의 상호작용 세기가 점차 증가하는 것을 밝혀냈다. 이는 2차원 초전도와 폴라론 사이의 숨은 연관성을 드러내는 것으로 고온초전도가 발생하는 원리에 대한 이론적 예측을 검증해낼 단초를 찾아낸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홀스타인 폴라론은 고온초전도 메커니즘뿐만 아니라 트랜지스터와 태양전지 효율성 저하 등 수많은 물리학의 난제 뒤에 숨어 있는 비밀을 풀 열쇠로 알려져 있다. 2차원 반도체의 물성 한계를 극복하고 실용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홀스타인 폴라론 입자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 데 이번 연구로 한발 다가서게 됐다”고 밝혔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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