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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꼬마RNA’ 염기서열 하나까지 구분해 암 조기 발견

등록 2018-06-07 10:57

표준과학연 연구팀 센서 개발
miRNA 22개 서열 정밀 분석
특정 miRNA 측정해 암 진단
세포 속 마이크로 아르엔에이(miRNA)를 정밀하게 분석하는 저비용의 고감도 센서가 개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세포 속 마이크로 아르엔에이(miRNA)를 정밀하게 분석하는 저비용의 고감도 센서가 개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국내 연구팀이 세포에 존재하는 마이크로 아르엔에이(miRNA)를 정밀하게 검출해낼 수 있는 저비용의 고감도 센서를 개발했다. 염기서열 한 개까지 구별해낼 수 있어 암 등 질병 조기 발견에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나노바이오측정센터 이태걸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7일 “간단한 효소반응을 이용해 ‘국소 표면 플라스몬 공명’(LSPR)이라는 현상에 기반한 고감도 miRNA 센서를 개발했다. 염기서열 한 개 차이까지 구별하면서 정량 분석을 할 수 있어 암을 진단하거나 항암제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데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우리 몸을 이루는 세포에는 디엔에이(DNA)에 담겨 있는 유전 정보에 따라 단백질을 만드는 아르엔에이(RNA)가 존재한다. 세포 속 RNA 가운데는 염기서열이 22개에 불과한 ‘꼬마’ RNA가 2600개 이상 존재한다. 이 miRNA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 정보를 갖고 있지 않지만 다른 RNA와 결합해 단백질 발현을 저해하는 방식으로 세포의 발생에서부터 사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생명현상에 관여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이태걸 책임연구원(왼쪽) 연구팀이 고감도 마이크로 아르엔에이(miRNA) 센서를 개발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이태걸 책임연구원(왼쪽) 연구팀이 고감도 마이크로 아르엔에이(miRNA) 센서를 개발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이런 miRNA 특성을 이용하면 질병의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 가령 암 환자의 경우 몸속에 종양억제유전자와 결합하는 miRNA가 과다하게 존재하는데, miRNA가 암 세포 성장을 막아주는 이로운 단백질의 생성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몸속에 이 miRNA가 얼마나 존재하는지를 알 수 있으면 암 발생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항암제 등 약물 투여 뒤 miRNA 양을 측정하면 약물 치료 효과도 분석할 수 있다.

문제는 miRNA는 22개 염기서열 가운데 하나만 순서가 바뀌어도 기능이 바뀌기 때문에 염기서열 하나까지 정밀하게 구별하는 정량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miRNA 분석에 널리 쓰이고 있는 중합효소연쇄반응(PCR)은 유전자를 증폭시켜 별도로 라벨을 붙이는 번거로움이 있으면서도 원상태에 많은 변형이 생겨 정밀한 분석이 어렵다. 연구팀은 피시아르 대신 엘에스피아르(LSPR) 기술을 도입해 고감도 miRNA 센서를 제작했다. LSPR는 금속 나노입자나 나노구조체가 특정 파장의 빛과 상호작용할 때 생성되는 광학현상으로, 센서의 나노구조체에 빛을 쬐면 miRNA 존재 유무에 따라 최대 흡수 파장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정확한 분석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기존 LSPR 기술이 지난 한계인 미약한 파장 변화를 증폭시키기 위해 센서의 금 나노구조체 표면에서 특정한 효소 반응을 일으켰다. 이 효소 반응으로 파장 변화가 기존에 몇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에 불과하던 것이 최대 40㎚까지 증폭됐다. 연구팀 논문은 학술지 <바이오센서 앤드 바이오일렉트로닉스>에 실렸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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