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염에서 발견된 극한 미생물. 세계김치연구소 제공
세계김치연구소는 김치의 주요 재료 중 하나인 천일염에서 열과 염분에 잘 견디는 극한 미생물을 찾아냈다고 5일 밝혔다.
이 연구소 노성운 박사 연구팀이 이번에 새로 확인한 고균의 이름은 나트리네마 속 CBA1119T이다. 고균은 진화 초기 단계의 미생물로, 세균과 같이 핵이 없는 원핵생물을 가리킨다. 이 미생물은 매우 높은 온도에서도 생존과 증식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보통 35~45℃에서 잘 자라는 비슷한 균과 달리 50~55℃의 높은 온도에서 잘 자랄 뿐 아니라 66℃의 고온에서도 살아남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염분을 좋아하는 극호염성 고균으로 소금 농도가 20% 이상인 고염 환경에서 잘 자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염전, 젓갈과 같은 발효 식품 등에서 발견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고온과 높은 염도의 극한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남는가와 같은 생존 기작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노 박사팀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을 이용한 유전체 분석을 통해, 이번에 찾아낸 고균이 호염성 고균 가운데 세 번째로 큰 유전체 크기를 가진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또한 다른 균과 달리 특이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진 유전체 정보는 극한 미생물의 특이 유전자 해독과 환경 적응 기작에 대한 단서를 제공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김치연구소 하재호 소장은 “극한 환경에서도 생존과 증식이 가능해 산업적 활용 가치가 매우 높은 미생물 소재를 새로 찾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네이처>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근호(2018년 5월)에 실렸다.
권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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