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한 점 없이 불볕을 내리쬐어 원성을 사고 있는 맑은 하늘이 7월말 밤에는 우주쇼로 보답할 모양이다. 오는 28일 밤에는 올해 두번째 개기월식이 일어나고, 31일에는 화성과 지구가 가장 가까워지는 ‘화성 대접근’ 현상이 일어난다.
국립과천과학관은 20일 “개기월식과 화성 대접근 현상을 동시에 관측할 수 있는 27일 저녁부터 28일 새벽까지 ‘붉은 행성 붉은 달을 만나다’ 주제의 화성·개기월식 특별관측회를 연다”고 밝혔다.
태양과 지구, 화성은 약 2년2개월마다 일직선 상에 놓인다. 이 때를 ‘충’이라 하는데, 화성이 충에 있으면 지구와 화성의 거리가 평상시보다 가까워진다. 이 가운데서도 두 천체 사이가 아주 가까워지는 ‘화성 대접근’이 15~17년마다 일어난다. 이 때 지구는 태양에서 가장 먼 곳에 있게 된다. 오는 31일의 화성 대접근은 지난 2003년 8월27일 이후 15년 만에 다시 찾아온다.
개기월식이 일어나는 7월28일 하늘에서는 화성과 지구가 가장 가까워지는 ‘화성 대접근’ 현상도 함께 볼 수 있다. 국립과천과학관 제공
31일 화성과 지구가 가장 가까울 때 거리는 5759만㎞로, 화성과 지구가 가장 멀리 있을 때의 거리 4억100만㎞의 7분의 1에 불과하다. 따라서 화성은 7배 커 보이고, 밝기는 16배 밝다. 이번 대접근은 2003년 때의 5576만㎞보다는 조금 멀다. 달과 지구의 평균 거리는 38만㎞이다. 대접근 때는 소형 망원경으로도 화성의 극관(화성의 남북극에서 얼음으로 덮여 하얗게 빛나 보이는 부분)이나 지형 등을 볼 수 있다. 다음번 화성 대접근은 17년 뒤인 2035년에 일어난다.
7월28일 새벽 개기월식 예상 진행 그림. 국립과천과학관 제공
한편 오는 28일 새벽에는 올해 두번째 개기월식이 찾아온다. 개기월식은 보름달이 지구 그림자를 통과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평균적으로 1년에 1~2번 나타난다. 올해 1월31일에는 ‘슈퍼블루문’ 개기월식이 일어났다.
개기월식은 서울 기준으로 새벽 3시24분에 달의 왼쪽부분부터 가려지기 시작해 4시30분에 달 전체가 완전히 가려지며 5시22분께 절정에 이르렀다 6시13분에 끝난다. 하지만 실제 관측은 달이 지는 5시37분까지만 할 수 있다. 다음번 개기월식은 2021년과 2025년에 일어난다.
과천과학관은 27일 저녁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 야외 캠핑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사전 신청을 받아 40동의 텐트를 대여해주고 개인 소유 텐트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저녁 프로그램으로는 ‘한여름밤의 달빛 콘서트’, 젊은 과학자들이 펼치는 ‘사이언스 버스킹’, 사물놀이 퍼레이드, 기타리스트와 브라스 밴드로 구성된 연주자들의 공연 등이 펼쳐진다. 과천과학관은 “과학관 관람객 누구나 사전예약 없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으나 일부 프로그램은 유료로 진행된다”며 국립과천과학관 누리집(www.sciencecenter.go.kr)을 통해 정보를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