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공군기지내 37번 발사대에서 델타4로켓에 실려 발사되고 있는 태양탐사선 파커. 나사 제공
인류 최초의 태양 탐사선이 한 차례 발사 연기 끝에 12일 마침내 대장정에 올랐다.
미 항공우주국(나사)은 이날 새벽 3시31분(현지시간, 한국시간 오후 4시31분)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공군기지에서 태양탐사선 파커(Parker)를 실은 델타4 로켓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앞서 나사는 11일 기술적인 문제를 들어 발사를 하루 연기한 바 있다.
파커는 10월 초 금성을 지나 11월 처음으로 태양 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에도 계속 태양 주위를 돌면서 전진을 계속해 태양에서 600만km 떨어진 지점까지 다가갈 예정이다. 이 지점은 태양의 바깥 대기층이라 할 코로나에 해당하는 곳으로, 온도가 100만도를 훨씬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태양에 가장 가까이 접근한 우주선은 1976년 옛 서독의 우주과학센터(DFVLR)와 미 항공우주국이 발사한 헬리오스B 탐사선이었다. 이 탐사선은 당시 태양으로부터 4300만㎞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했다. 파커가 코로나에 도착하게 되면 이 기록을 7분의 1로 단축하게 된다.
파커는 이번 탐사에서 수천도에 이르는 태양 표면보다 코로나가 수백배 더 뜨거운 이유, 태양풍 입자의 실체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들을 수집한다. 탐사선은 약 7년간 태양 주위를 24바퀴 돈 뒤, 2025년쯤 태양의 품에서 산화할 예정이다. 나사는 뜨거운 태양열로부터 우주선을 보호하기 위해 탄소 화합물로 만든 ‘내열판’을 우주선 앞쪽에 배치해 섭씨 1600여도까지 견딜 수 있도록 했다.
탐사선 이름 ‘파커’는 60여년 전 태양풍의 존재를 밝히고 이름까지 붙여준 우주물리학자 유진 파커 박사의 이름에서 따왔다. 나사가 이번 탐사에 들인 비용은 총 15억달러(약 1조7000억원)에 이른다.
곽노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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