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광물 지도작성기’ 데이터를 이용해 달 표면의 얼음을 표시한 사진. 남극(왼쪽)과 북극(오른쪽)의 푸른색 점으로 표시된 부분들이 얼음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 제공
달 표면에 얼음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와이 대학교 지구물리학과 리 슈아이 박사 연구진은 달 지표에 대한 적외선 분광계 데이터를 분석해 남·북극 지역 분화구에 얼음이 있다는 사실을 찾아냈다고 20일(미국 현지시각) 밝혔다.
해당 논문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렸다.
달에 물이 있다는 사실은 2009년 이미 밝혀졌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당시 달 탐사위성 엘크로스(LCROSS)를 달에 충돌시켜 달 지하에 물 분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표면에 대량에 물이 있다는 뚜렷한 증거가 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슈아이 연구진은 나사가 보유한 달 광물 지도작성기(M3·Moon Mineralogy Mapper) 데이터를 이용해 표면의 얼음을 찾았다. 이 데이터는 2008년 발사된 달 궤도선 ‘찬드라얀 1호’가 2008~2009년 근적외선 분광법으로 측정한 달 자료로 구성돼 있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지표 또는 지하에 존재하는 액체 또는 고체 상태의 물을 찾아낼 수 있다.
분석 결과 남·북극 표면, 특히 이 지역 크레이터(구덩이) 안에 다량의 얼음이 존재하는 것이 확인됐다. 햇빛이 비치지 않는 크레이터 안은 매우 온도가 낮기 때문에 물 입자가 달아나지 못하고 그대로 얼어붙는 것으로 추정된다. 달의 적도 부근은 최고 온도 126℃에 달하지만 극지방 크레이터의 온도는 -121℃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항공우주국은 이에 대해 “미래 달을 탐사하거나 더 좋게는 달에 머물면서 이 물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얼음이 어떻게 형성됐고 달 환경과 어떻게 작용하는지 우리와 상업 파트너들은 집중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