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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휴면중 노화정지’ 수수께끼 풀렸다

등록 2005-02-03 02:59수정 2005-02-03 02:59

연세대 백융기교수팀, 선충 신비물질 첫 발견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

노화를 정지시킨 채 깊은 잠에 빠뜨려 수명을 10배까지 늘려주는 선충의 신비물질이 처음 발견됐다.

연세대 백융기 교수(생화학) 연구팀은 2일 “선충을 휴면에 들게 해 본래의 수명(평균 14일)보다 최장 10배까지 살게 하는 노화조절(휴면유도) 페로몬을 세계 처음으로 발견해 기능과 구조를 모두 분석했으며 합성하는 데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금껏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이 물질에 ‘다우몬’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번 연구성과는 저명 과학저널 <네이처> 3일치에 발표된다.

선충은 먹이가 부족하거나 고온·오염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최소의 생명활동만 유지하는 휴면에 들었다가 여건이 좋아지면 다시 깨어나 나머지 일생을 정상대로 사는데, 이런 ‘노화조절 휴면효과’의 원인물질은 지난 30년 동안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연구팀은 1998년부터 이 물질을 찾으려는 연구를 벌이다 2003년 3월 소속 연구원인 정판영 박사에 의해 선충 몸에 극미량으로 존재하는 다우몬을 처음 분리해냈고, 이어 정만길 교수(화학)가 다우몬을 화합물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다우몬은 지방산 조각에 당이 결합한 2차 대사산물로 확인됐다.

백 교수는 “다우몬의 생체 신호전달 체제를 더 연구하면 노화억제 약물의 개발은 물론, 휴면에 대비해 몸에 지방질을 대량 축적하는 다우몬의 원리를 역이용해 비만·당뇨 치료제의 개발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팀은 또 ‘소나무의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 등 해충을 잠에 빠뜨려 박멸하는 친환경 살충제를 개발하는 연구를 농촌진흥청 등과 함께 벌이고 있다. 백 교수는 “사람 몸에서 다우몬과 결합시켜 생명연장이나 질병예방에 활용할 수 있는 단백질 후보군을 확보해 그 기능과 구조를 분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용어설명


△선충=길이 1㎜의 거머리 모양을 한 선충은 사람의 기생충과 소나무 고사병의 원인인 재선충을 비롯해 단일종으로는 지구에서 가장 많은 동물이다.

△페로몬=같은 동물 종끼리 주고받아 성적 행동이나 발육·생리상태에 변화를 일으키는 극미량의 분비물질이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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