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C-미래&과학 설문, 1011명 응답결과
매우 심각 48%, 어느 정도 심각 36%
개인 도덕성과 양적평가지표 원인 지적
연구관리기관과 정부에 대책 책임 58%
근본대책 없이 행정규제만 늘 것 우려도
매우 심각 48%, 어느 정도 심각 36%
개인 도덕성과 양적평가지표 원인 지적
연구관리기관과 정부에 대책 책임 58%
근본대책 없이 행정규제만 늘 것 우려도
그림 출처: 미국과학건강협의회(ACSH) https://www.acsh.org/news/2017/12/19/stopping-predatory-journals-takes-teamwork-12257
▷ BRIC 설문조사 결과보고서
http://www.ibric.org/scion/survey/report/WASET2018.pdf
■ 연구자들의 서술형 답변들 (일부, 문장교정)
실적보고 위해 불필요한 학회 참석
▷ “대학원생으로서 BK21플러스 사업 등에서 요구하는 양적 지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불필요한 국내외 학술발표대회에 참가해야 했다. 정작 내 연구 분야가 맞는 해외 학술대회는 실적 대비 비용이 크게 들어 참석하지 못하였고, 비용이 적게 드는 국내 학술대회에는 소속 학회의 참석자 동원 혹은 지표 달성 등의 사유로 참가해야했다(이 경우 대개 학회 내용이 매우 부실함). 실적을 내기 위하여 포스터 발표를 하지만, 포스터 초록 등이 학회 내에서만 공유되기 때문에 동료심사(피어리뷰) 절차가 없으므로 대부분 학위 초록 수준으로 머물러 있었다. 이런 불필요한 지표를 달성하느라 무분별한 학회가 난립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근본적으로는 연구자 평가방식이 문제
▷ “근본적으로는 연구자에 대한 평가문제라고 봅니다. 평가는 기본적으로 질적/양적 평가를 하게 되는데 특히 양적 평가는 논문 개수, 특허 개수 학회 참석 횟수 등등 양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이번 학회 참석 문제뿐 아니라 ‘개수나 횟수’를 만들기 위한 소모적인 활동이 연구자들에게 강제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에 익숙해지게 된다면 초심을 잃어버리고 적당히 양을 맞추는 편안한 연구 활동을 하게 됩니다. 창의적인 연구 활동을 하려고 할수록 ‘개수’ 때문에 스트레스가 과중하게 됩니다. 사람은 적응을 잘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열정을 가진 연구자일수록 이런 시스템에 크게 실망하고 돌아서버리거나 그냥 적당히 적응하고 말아버립니다. 이러한 공무원스러운 시스템에서 창의 혁신이 나오기는 힘들 뿐 아니라 적당히 적응한 연구자들만 양성하는 현실을 보았으면 좋겠네요.”
양적 평가와 무사안일주의
▷ “양적 평가와 질적 평가의 차이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기본적으로 연구비를 제공하는 단체나 기관에서 연구평가의 능력 증진을 위한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단순히 비판을 덜 받기 위해 양적 평가를 통한 무사안일주의로 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평가기관이 연구자나 연구그룹의 평가에 대한 방법론이나 평가 시스템을 꾸준히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
특허출원 같은 다른 양적지표도 문제
▷ “이런 사태의 근본 원인은 양적 연구사업 평가지표로 인해 단순히 양적 지표 달성을 위해 가짜 성과물이 팽배한 와중에 드러난 한 가지 문제에 불과합니다. 이외에도 지난 성과로 출원한 지식재산을 출원일을 기준으로 삼는다며 특허 출원하여 현재 해당 연구사업의 결과라고 우겨넣는 등 다른 성과 조작도 만연해 있습니다. 이런 성과조작의 근본 이유는 연구비 때문이고 연구비 관리 기관의 부실한 검증과 솜방망이 처벌조차 하지 않는 안일한 행정, 연구자의 비양심적인 은폐, 이런 3박자가 갖춰져서 일어납니다. 연구비가 국민 세금 재원인 만큼 연구비 사용에서 공익을 훼손하는 경우에 엄정한 처벌을 해야 합니다. 과학계의 적폐를 청산하여 부패한 과학계를 바로잡아야 미래 세대에 부끄럽지 않고 또 과학계가 다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연구책임자가 더 큰 책임 느껴야
▷ “학회 참석 결정 권한을 가진 사람은 누구입니까? 그 연구를 실질적으로 수행하는 사람은 대학원생입니까, 연구원입니까, 연구책임자입니까? 실질적으로 수행하는 사람은 대학원생이나 연구원이지만 학회에 참석할 수 있도록 자금을 가져오고 결정권을 지닌 사람은 연구책임자입니다. 연구책임자는 자신이 원하는 학회나 인맥을 위한 학회에 참석하기 보다는 진정으로 자기가 연구하는 분야의 학회가 어떤 것인지를 인지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또한 이 연구책임자가 결정한 학회에서 도대체 무슨 일을 했는지, 어떤 학회에 참여하고 무엇을 느꼈는지를 연구관리기관에서는 실질적으로 파악해야 합니다. 학회장 주변에서 쓴 비용의 영수증이 참석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좋은 학회 참석까지 막혀선 안 돼
▷ “유사학회 참석을 막는다는 조치가 양질의 학회 참석을 제한하게 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을 인지하기 바람. 예를 들어 룩셈부르크의 한 생명과학 연구자가 저명한 어떤 학회를 기반으로 하지 않고 개인 차원에서 매우 훌륭한 학회를 해마다 개최하여 매우 양질의 훌륭한 학회(심포지움)을 연속적으로 개최한 적이 있었음. 이런 학회는 어떤 저명 학회보다 우수한 정보를 전달하여 주었음. 우리나라에서 유사학회 참석을 막는다는 조치를 취하면서 세계 학회/학술대회에 기준과 조건을 붙일 경우에 앞에서 말한 그런 양질의 학회 참석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음. 따라서 제한하되 참석자가 학회의 유용성을 충분히 설명하는 자료를 제출하면 이에 대해 전문적 판단을 할 수 있는 기관 혹은 연구자를 통해 검증이 이루어져 양질의 학술대회 참석에 위축이 일어나는 것도 막아야 함.”
새로운 ‘방지턱’ 추가로 끝날까
▷ “이번 사태로 인해, 건전한 연구를 진행하고 이에 대해 학술 결과를 발표하는 다른 연구자들에게 또 불 필요한 행정적인 절차가 추가될까 우려됩니다. 사건이 일어나면 개개인의 책임을 묻고 이를 제도적으로 개선을 하는 방식으로 갔으면 하는데, 항상 보면 새로운 ‘방지 턱’ 추가로 마무리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방향보다는 과학계의 자정 작용을 통해, 유사학회 참석을 실적으로 제출하는 연구자들이 자리 잡을 수 없는 풍토로 나아간다면 이런 학회는 서서히 소멸되어 갈 것입니다. 연구관리기관은 새로운 절차 추가가 아니라 데이터 수집으로 이런 내용을 판단할 수 있는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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