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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과기정통부 부실학회 참가 실태조사, 서울대·카이스트 1위

등록 2018-09-12 14:31수정 2018-09-12 20:22

전체 4년제대학, 과기원, 출연연 조사 결과
와셋, 오믹스 등 해외 해적 학술대회에
최근 5년간 총1317명 연구자 1578회 참여
“각 기관에 특별위원회 설치하고 조사·징계”
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와셋(WASET) 등 부실 해외학술대회에 참가하고 논문 실적을 쌓은 국내 연구자 조사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4년제 대학 238개, 정부출연연구소 26개, 과학기술원 4개 소속 연구자 전체를 대상으로 최근 5년 동안(2014~2018년) 실태를 조사한 결과 대학 가운데에는 서울대, 출연연구소와 과기원 가운데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소속 연구자가 가장 많이 참석한 것으로 드러났다.

와셋은 최근 <뉴스타파>의 보도로 드러난 해외 해적 학술단체로 연구자의 논문을 제대로 된 심사 없이 채택하여 학술대회에 발표하고 출판하게 해주는 대신 이익을 취해온 단체다. 과기정통부는 “학문의 발전보다 영리적 목적이 강하나, 일단 학회의 형식은 갖추고 있어 부실 학회로 부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와셋과 함께 이와 유사한 오믹스(OMICS) 두 곳을 대상으로 삼았다.

최근 5년 동안 국내 대학, 출연연, 과기원의 두 학회 참가자 수는 총 1317명, 횟수는 1578회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번 참가한 연구자가 1137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2회 참가한 이도 134명, 3회 이상 참가한 이도 46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학 가운데에는 참가 횟수 기준으로 서울대가 97회로 가장 많았으며, 연세대(91회), 경북대(78회), 전북대(65회) 등이 뒤를 이었다. 참가자 수 기준으로도 서울대가 역시 8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연세대(82명), 경북대(61명), 부산대(51명) 순으로 많았다.

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출연연 및 4대 과학기술원 가운데에는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가 참가횟수(46회)와 참가자 수(43명)에서 모두 가장 많았으며, 한국한의학연구원(한의학연), 건설연구원(건설연),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연),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 등이 뒤를 이었다(참가횟수·참가자 수 공통).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과학기술인의 건강한 연구문화 정착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대학의 총장과 기관장 등을 만나 대응을 의논하고 정부 대책을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조사를 토대로 연구기관별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부실 학회 참가자에 대해 소명을 받은 뒤 조사 및 검증을 하도록 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연구자의 연구윤리규정 또는 직무규정 위반행위가 적발된 경우 징계 등 조처를 하도록 하기로 했다. 또 “해당 기관의 조사·검증이 부실한 경우 재조사를 요구하고 기관평가, 정부 개발연구 프로젝트 참여제한 등 기관 단위 제재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를 비롯한 연구자 단체들은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연구윤리 대토론회’를 열고 이번 사태에 대한 연구자의 자정 노력에 대해 논의했다. 발제를 맡은 엄창섭 대학연구윤리협의회 회장은 “(이번 일로) 지금까지 냉장고에 있던 연구윤리 문제가 도마 위에 꺼내졌다. 이를 통해 과학계가 더 좋게 발전해 나가야 한다”며 “과학에 대한 사회의 변화된 기대에 맞춰 과학계가 내부 기준이 아니라 사회적 기준에도 걸맞게 자신의 윤리 기준을 되짚어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황은성 서울시립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왜 연구윤리를 지키는 일이 중요한지에 대한 교육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며 기관 내 연구진실성 진작을 위한 환경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에서 학생 대표로 참여한 전준하 한국과학기술원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 연구원은 “문제의 핵심은 연구자들이 연구공동체 유지와 존속에 관심이 없는 것”이라며 “연구자의 자율성을 외치던 사람들이 문제 연구자를 걸러내지 못한 점을 반성하지 않고 일부 연구자나 대학 탓을 하는 것은 모순이다. 누군가 부정을 저질렀을 때 이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동료 연구자가 말을 건네고 바로잡는 연구공동체 복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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