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장에서 ‘누리호’ 시험발사체 인증모델(QM)을 기립해놓고 발사장 인증 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형발사체인 ‘누리호’ 엔진의 비행 검증을 위한 시험발사체 발사일이 다음달 25일로 확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16일 “외부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된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 추진위원회’에서 누리호 시험발사체의 기술적인 발사 준비상황과 최적의 발사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오는 10월 25일과 31일 사이 오후 3~7시에 발사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최종 발사일과 발사시각은 향후 기상상황 등을 고려해 발사 예정일에 임박해 결정할 계획이다. 준비 과정에 문제가 없다면 10월 25일 발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과기정통부는 기후상황 변화 등에 따른 일정 변경 등을 고려한 발사예비일로 26~31일을 설정했다. 발사 일정 등 조만간 관련국과 국제기구에 통보될 예정이다.
오는 25일 비행 실험에 나설 ‘누리호’ 시험발사체의 비행모델(FM).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누리호 시험발사체는 우리나라 기술로 독자 개발한 75t급 엔진의 실제 비행 검증을 위해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돼 10여분 동안 비행한 뒤 공해상에 떨어질 예정이다. 이를 통해 추진기관, 구조, 제어 등 서브시스템과 지상시스템의 성능 검증작업도 진행된다.
누리호 75t급 엔진 개발 주최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개발에 참여한 산업체 등은 10월 25일을 목표로 3~7월에 종합연소시험을 진행해 7월에는 비행모델(FM) 조립을 끝냈다. 이후 8월 이후 발사시설 인증시험을 진행해오고 있다. 그동안 75t 엔진의 성능을 점검하기 위해 91회의 엔진 연소시험을 수행해 최장 연소시간 260초, 누적 연소시간 7291.4초를 달성했다. 과기정통부는 “연구진의 준비상황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나로우주센터의 최근 10년 동안 평균 풍속과 강수량 등 기후상황을 분석·검토해 발사예정일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발사시간대 오후 3~7시는 발사 당일 일정 등을 고려해 설정됐다. 발사 전에 최종 점검 및 추진제 충전 등에 8시간 정도 작업이 필요해 오전 시간대에 발사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판단해 오후로 정했다고 과기정통부는 밝혔다.
시험발사체는 우주 궤도에 진입하지 않는 발사체(서브-오비트)로 발사 뒤 약 160초 뒤 100㎞ 상공으로 날아올라 300여초께 최대 고도에 도달한 뒤 600여초쯤에 제주도와 일본 오키나와 사이 공해상에 떨어질 예정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국제해사기구(IMO)에는 시험발사체의 발사예정일과 예비일, 발사시간대, 발사체 낙하시간, 낙하구역 정보 등이 통보된다.
과기정통부는 “발사 뒤 비행거리, 최대 도달 고도, 방위각, 낙하 위치 등 비행중 계측된 자료들에 대한 종합적 분석·평가를 외부 전문가에게 맡겨 발사 성공 여부를 판단한 뒤 결과를 1개월 뒤에 발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발사가 실패할 경우 약 1년여의 준비 작업을 거쳐 2차 발사가 시도된다. 또 시험발사체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2021년에는 75t 엔진을 4개 묶어 1.5t급 실용위성을 우주로 쏘아올리는 ‘누리호’의 본 시험발사가 두 차례 실시된다.
이근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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