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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보디가드 박테리아’, 식물 질병 막아주다

등록 2018-10-15 06:00수정 2018-10-15 10:18

국내 연구진, 공생 유익균 발견
풋마름병에 잘 걸리는 토마토 품종(왼쪽)과 병에 강한 품종의 뿌리 근처에는 서로 다른 미생물 종들이 산다. 서울여대 김이린 제공
풋마름병에 잘 걸리는 토마토 품종(왼쪽)과 병에 강한 품종의 뿌리 근처에는 서로 다른 미생물 종들이 산다. 서울여대 김이린 제공
식물 뿌리와 주변 흙에는 매우 많은 미생물이 뿌리와 상호작용하며 산다. 뿌리 근처의 흙 1g에는 수만 종의 박테리아가 수억, 수십억마리나 산다고 알려져 있다. 게중엔 식물을 괴롭히는 것도 있고 이롭게 하는 것도 있다. 사람한테 장내 미생물군의 생태 균형이 중요하듯이 식물에겐 뿌리 근처 미생물군의 생태 균형이 중요하다.

어떤 질병을 잘 견디는 식물 품종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는 뿌리 미생물의 이로운 도움이 중요하게 작용함을 실증해 보여주는 연구결과가 최근 나왔다. 김지현 연세대 교수(시스템생물학과)와 이선우 동아대 교수(응용생물공학과)의 공동연구진은 병원성 미생물에 감염돼 걸리는 풋마름병에 강한 토마토 품종의 뿌리 주변에서 병저항성을 띠는 박테리아 종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7년만의 성과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2011년부터 풋마름병에 강한 토마토 품종(‘하와이 7996’)과 이 병에 잘 걸리는 토마토 품종(‘머니메이커’)을 기르며 뿌리 근처 흙속의 무수한 박테리아들을 비교, 분석해 풋마름병의 발생과 진행을 억제하는 박테리아 종을 찾고자 했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흙 시료에 담긴 미생물 전체의 유전체(게놈)를 분석하는 ‘메타게놈’ 기법을 써서, 병에 강한 품종의 뿌리 근처에 플라보박테리아과를 비롯해 특정 미생물들이 훨씬 많이 서식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어 수백 종의 후보 미생물들 가운데 병저항성을 갖춘 특정 종(TRM1)을 독자적인 게놈 분석 방법으로 찾아내 실험실에서 분리,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여러 실험 조건들에서 토마토의 뿌리 근처에 병저항성 미생물과 병원성 미생물을 접종해 그 군집의 변화를 관찰해, 이번에 찾아낸 미생물 종이 실제로 풋마름병을 억제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김지현 교수는 “식물의 병저항성에는 식물 유전자뿐 아니라 공생 미생물도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실증해내고 그 미생물 종을 실제로 찾아내 배양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의미”라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이런 연구결과가 새로운 개념의 미생물 농약이나 비료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선우 교수는 “사람의 건강한 장내 미생물들을 질병 치료에 쓰듯이, 식물과 주변의 환경과 생태에 어울리는 여러 유용균을 찾아내어 농업에 활용하는 방식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철우 선임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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