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철 카이스트 총장이 24일 ‘카이스트 발전·후원의 밤’ 행사를 알리는 기자간담회에서 설명을 하고 있다. 카이스트 제공
차기철 인바디 대표이사,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 임형규 에스케이텔레콤 고문 등이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에 거액의 발전기금을 낸다.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카이스트 발전기금을 낸 기부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한 ‘카이스트 발전·후원의 밤’ 행사를 26일 오후 5시 서울 남산제이그랜하우스 젝시가든에서 연다. 이 자리에서 차기철 대표이사 등 여러분이 발전기금 기부를 약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카이스트는 이날 행사에 이수영 카이스트발전재단 이사장과 김병호 서전농원 회장 등 고액기부자와 정근모 전 과학기술처장관, 김우식 전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장관,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 박사, 드라마 <카이스트>의 송지나 작가와 출연진이 참석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 참석을 위해 캐나다에서 일시 귀국한 이소연(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졸업)씨는 우주탐사 10주년 기념 영상 상영과 함께 참석자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이씨는 국내 체류 기간 강연에서 받는 강연료 전액을 발전기금으로 내놓기로 약정했다. 드라마 <카이스트>에 출연한 탤런트 이민우, 채림, 연정훈, 류중희씨 등도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눈다.
카이스트는 1971년 설립 이래 47년 동안 1만2906명으로부터 3231억원의 발전기금을 기부받았다. 건수로는 7만7710건에 이른다. 전체 기금액 가운데 기업 기부가 43.1%로 가장 많고 일반인 기부도 39.1%에 이른다.
카이스트발전재단은 “카이스트 기부 문화에서 가장 큰 특징은 카이스트와 아무 연고가 없는 일반인의 고액기부가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액기부자 행렬은 1999년 고급음식점 대원각 주인인 김영한 여사(300억원 약정)에서 시작해 정문술 전 카이스트 이사장(2001·2014년 515억원 약정), 박병준 전 뷰로베리타스 회장(2007년 1000만달러), 고 류근철 박사(2008년 578억원), 김병호 회장(2009·2011년 350억원), 고 조천식 전 은행감독원 부원장(2010·2012년 155억원), 고 오이원 여사(2010년 100억원), 이수영 회장(2012·2016년 900만달러), 최태원 에스케이그룹 회장(2014년 100억원), 조정자 여사(2015년 75억원), 손창근 회장(2017년 50억원)에 이르기까지 끊이지 않고 있다.
신 총장은 “카이스트 기부문화가 다른 대학과 또다른 점은 한번 기부한 분이 다시 기부를 한다는 것이다. 또 기부한 분이 다른 이한테 기부를 권유해 기부가 이어지는 것도 특징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50억원 기부를 약정한 손창근 회장은 2012년 1000억원대의 산지를 산림청에 기부한 독림가로 이웃에 사는 김병호 회장의 권유를 받고 대전의 한 건물을 카이스트에 유증했다.
신 총장은 “미국 하버드대의 발전기금은 37조원에 이르고, 스탠퍼드대 25조원, 매사추세츠공대(MIT) 15조원 등 미국 유수대학들은 선한 기부 문화 속에 발전을 하고 있다. 한국도 대학의 혁신성장을 통한 사회의 발전을 위해 건전한 기부 문화가 정착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후원의 밤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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