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물로 오랜 시간 우려내는 콜드 브루 커피(더치 커피)가 2010년대 이후 선진국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국내에서도 콜드 브루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이는 포화 상태에 이른 커피 시장에서 새 돌파구를 찾으려는 업계의 전략과 새로운 커피 맛을 찾는 소비자들의 취향, 그리고 여름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기후변화 추세 3자가 함께 어울려 빚어내는 현상으로 보인다.
그러나 콜드 브루 커피에 관한 연구는 뜨거운 물로 우려내는 일반 커피에 비해 아직 많지 않은 편이다. 최근 미 필라델피아대와 토머스제퍼슨대 공동연구팀이 브라질, 에티오피아(2개 지역), 콜롬비아, 미얀마, 멕시코의 연한 로스트 원두로 만든 콜드브루 커피의 산도와 항산화 수치를 분석했다. 그리고 이를 똑같은 원두로 만든 일반 커피와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정확한 비교를 위해 물과 커피의 비율을 콜드 브루와 똑같이 했다고 한다.
콜드 브루가 커피시장에서 새로운 틈새시장을 열어가고 있다. 픽사베이
분석 결과, 우려낸 방식이 다른 두 커피의 화학물질 구성에 차이가 있으며, 특히 일반 커피에서 항산화 성분이 더 많이 검출됐다. 몸에 해로운 활성산소를 제거해주는 항산화 물질은 커피가 건강에 좋다고 이야기하는 근거 중의 하나다. 두 커피의 항산화력을 측정한 결과, 6종의 원두별로 일반 커피는 18.34~20.72, 콜드 브루는 이보다 낮은 13.36~17.45의 수치를 보였다.
산도는 두 커피의 산도(PH)가 모두 4.85~5.13으로 비슷했다. 이는 콜드 브루가 뜨거운 커피보다 산도가 낮아 속쓰림과 위장 증상을 덜 유발한다는 통념과는 다소 다른 것이다.
메간 풀러 제퍼슨대 교수는 "커피에는 항산화물질이 많아서 적당량을 마시면 몸에 좋은 작용을 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 뜨거운 커피의 항산화력이 더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 10월30일치에 발표됐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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