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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변의 단위’ 시대 열린다…질량 등 4개 단위 재정의

등록 2018-11-16 22:36수정 2018-11-18 15:52

프랑스 국제도량형총회에서 의결
질량·전류·물질양·온도 단위를
인공 원기 대신 자연상수로 정의
내년 5월20일 측정의 날부터 발효

“7개 기본단위 재정의 완료돼
일상생활에 아무런 영향 없어”

프랑스 베르사유에서 개최된 제26차 국제도량형총회(CGPM)에서 국제단위계(SI) 기본단위 중 킬로그램(㎏), 암페어(A), 켈빈(K), 몰(mol)의 재정의가 16일(현지시각) 최종 의결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프랑스 베르사유에서 개최된 제26차 국제도량형총회(CGPM)에서 국제단위계(SI) 기본단위 중 킬로그램(㎏), 암페어(A), 켈빈(K), 몰(mol)의 재정의가 16일(현지시각) 최종 의결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질량의 킬로그램(㎏), 전류의 암페어(A), 물질 양의 몰(mol), 온도의 켈빈(K) 등 4개 물리량을 나타내는 단위가 새롭게 정의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16일 “프랑스 베르사유에서 개최된 제26차 국제도량형회의가 질량·전류·물질의 양·온도 등 물리량의 국제단위계(SI) 기본단위인 킬로그램, 암페어, 몰, 켈빈에 대한 재정의를 공식 의결했다”고 밝혔다.

국제단위계는 미터법을 기준으로 1960년 국제도량형총회가 채택한 도량형 체계로, 7개의 기본단위와 여기서 파생된 22개의 유도단위로 이뤄져 있다. 기본단위 가운데 초(s·시간), 미터(m·길이), 칸델라(㏅·광도) 등은 이미 재정의돼 있다.

이번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보유하고 있는 국제킬로그램 원기. 프랑스가 보유한 원본을 복사한 것이다. 자연상수에 근거한 킬로그램의 재정의가 내년 5월20일 발효하면 원기의 기능을 사실상 잃는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보유하고 있는 국제킬로그램 원기. 프랑스가 보유한 원본을 복사한 것이다. 자연상수에 근거한 킬로그램의 재정의가 내년 5월20일 발효하면 원기의 기능을 사실상 잃는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총회는 국제단위계에 불변의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킬로그램은 1889년 백금과 이리듐 합금으로 만든 국제킬로그램 원기’의 질량으로 정의됐지만 100년이 지난 현재 원기 질량이 수십 마이크로그램(㎍·1마이크로그램은 100만분의 1g) 변했다. 도량형총회는 그동안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7개 기본단위를 자연의 기본상수를 활용해 정의하기로 하고, 초는 세슘 원자, 길이는 빛, 칸델라는 단색광 등 활용해 재정의했다. 가령 길이의 단위 미터는 지구 둘레를 기준으로 만든 국제미터 원기를 표준으로 삼았지만 1983년 빛이 진공에서 2억9979만2458분의 1초 동안 진행한 경로의 길이로 재정의됐다.

이번 총회에서는 나머지 단위들에 대해서도 킬로그램은 플랑크 상수, 암페어는 기본전하, 켈빈은 볼츠만 상수, 몰은 아보가드로 상수로 재정의하는 안건을 올려 60여개 참가국의 만장일치로 확정했다. 이로써 모든 단위가 킬로그램원기와 같은 물리적인 기준 대신 거의 불변에 가까운 자연상수로 규정됐다. 새로 개정된 기본단위의 정의는 내년 ‘세계 측정의 날’인 5월20일부터 공식 사용된다.

이호성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단위의 재정의가 일상생활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위성항법시스템(GPS)이 정교해진 시간 측정을 통해 탄생했듯이 불변의 단위는 미래 과학기술과 산업 발전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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