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관절염의 원인은 나이가 아니라 콜레스테롤이라는 사실이 처음 밝혀졌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국내 연구진이 퇴행성관절염의 원인이 관절연골의 콜레스테롤임을 밝혀내 예방과 치료법 개발의 실마리를 마련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의 전장수 생명과학과 교수와 전남대의 류제황 치의학전문대학원 교수 공동연구팀은 7일 “명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던 퇴행성관절염이 관절연골에 과다하게 유입된 콜레스테롤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퇴행성관절염이 나이가 듦에 따라 저절로 생기는 노인병이 아니라 동맥경화처럼 콜레스테롤 대사에 의해 유발되는 대사성 질환이라는 사실을 처음 규명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 논문은 과학저널 <네이처> 이날(현지시각)치에 실렸다.
퇴행성관절염은 뼈 사이의 마찰을 줄여주는 관절 연골이 점점 닳아 없어져 생기는 염증으로, 60살 이상 인구의 30%에서 발병하는 질환이다. 세계 인구의 10~15%가 앓고 있으며 국내 환자도 441만명에 이른다. 사회의 고령화로 연평균 4%씩 가파르게 증가해 세계 시장 규모가 406억달러(약 4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퇴행성관절염은 단순히 노화에 의해 연골조직이 닳아 없어지는 질병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고, 명확한 발병 원인도 알 수 없었다. 치료는 인공관절 시술처럼 수술적 방법에 의존하거나 소염진통제로 통증을 완화하는 데 그치고 있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퇴행성관절염의 원인이 노화가 아니라 콜레스테롤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생쥐에게 고농도 콜레스테롤 먹이를 먹여 퇴행성관절염에 걸리게 하자 퇴행연골에 콜레스테롤 양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이 증가한 콜레스테롤은 콜레스테롤 수산화효소(CH25H와 CYP7B1)에 의해 옥시스테롤이라는 대사물질로 변환되고 이 옥시스테롤이 전사인자(RORα)를 활성화시켜 연골기질을 분해하는 다양한 효소들의 발현을 유도해 연골조직을 파괴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아르오아르 알파 전사인자가 없게 만든 유전자 조작 생쥐에서는 고농도 콜레스테롤 식이요법을 사용해도 퇴행성관절염 발병이 현저하게 억제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반대로 이들 유전자를 과발현하도록 유전자 조작한 생쥐에서는 퇴행성관절염 발병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연구팀은 “퇴행성관절염이 단순히 노화에 따른 부수적인 질병이 아니라 동맥경화처럼 콜레스테롤 대사에 의해 능동적으로 유발되는 대사성 질환임을 밝혀낸 것이다. 퇴행성관절염의 예방 및 치료법 개발에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