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장수하늘소의 유충이 춘천에서 50년 만에 처음 발견됐다. 사진은 장수하늘소 성충 모습. 국립과천과학관 제공
천연기념물인 장수하늘소 유충이 주서식지인 광릉숲 바깥에서 50년 만에 처음 발견됐다.
국립과천과학관은 6일 “강원도 춘천에서 천연기념물 제218호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장수하늘소의 유충을 발견해 인공 증식 작업중”이라고 밝혔다.
장수하늘소는 1968년 곤충 가운데 최초로 천연기념물로 등록됐으며, 1969년 이후 주서식지인 경기도 포천시 광릉숲 이외 지역에서 발견되기는 처음이다. 과천과학관 손재덕 연구사와 서울호서전문학교 손종윤 교수 연구팀은 지난 8월 춘천시 일대에서 사슴벌레와 곤충 생태 조사 과정에 장수하늘소 유충을 발견해 문화재청에 신고했다. 문화재청은 발견 장소 주변의 생태환경 등에 관한 전문가 현지조사를 벌여 발견을 확인했다.
국립과천과학관이 지난 8월 강원도 춘천에서 발견한 장수하늘소 유충. 장수하늘소 주서식지인 경기도 포천시 광릉숲 이외 지역에서 장수하늘소 유충이 발견되기는 50년 만이다. 국립과천과학관 제공
장수하늘소는 울창한 활엽수림에 주로 서식하는데, 체구가 너무 커서 생존경쟁에 불리하고 지구온난화 등 자연환경 변화에 취약해 단절되기 쉬운 생물종으로 분류된다. 장수하늘소는 딱정벌레목, 하늘소과에 속하며 한국, 중국, 러시아, 일본에서 드물게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남미에 장수하늘소 근연종이 분포돼 있는데, 일부 곤충전문가들은 생물지리학적 분포 등에 관한 연구를 토대로 대륙이동설 등을 뒷받침하는 ‘살아 있는 유적’으로 가치를 두고 있다.
과천과학관은 최근 문화재청으로부터 장수하늘소 인공 증식 및 방사에 관한 허가를 받았다. 과학관은 문화재 학술조사와 보존기술을 연구하는 국립문화재연구소와 함께 생태복원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발견된 유충들은 현재 과천과학관 곤충사육실에서 건강한 상태로 성장 중에 있으며, 앞으로 탈바꿈 과정, 짝짓기, 산란 등 장수하늘소 생활사 전반을 관찰·기록해 생태계 복원에 관한 연구 자료를 생산할 계획이다.
배재웅 과천과학관 관장은 “내년 8월께 장수하늘소 성충과 성장기를 소개하는 장수하늘소 특별전시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