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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때 72㎏짜리 대형폭탄 ‘진천뢰’로 왜군 무찔렀다”

등록 2019-11-19 12:00수정 2019-11-19 15:46

고화기전문가 채연석 교수 연구 발표
비격진천뢰보다 5배 큰 폭발력 지녀
지름 33㎝, 살상용 쇳조각 30개 들어
“왜군 토벌·격퇴하는 데 큰 구실”
임진왜란 때 72㎏의 대형폭탄인 ‘진천뢰’가 왜군을 무찌르는 데 큰 구실을 한 것으로 추정됐다. 사진은 해주대첩도. <한겨레> 자료사진
임진왜란 때 72㎏의 대형폭탄인 ‘진천뢰’가 왜군을 무찌르는 데 큰 구실을 한 것으로 추정됐다. 사진은 해주대첩도. <한겨레> 자료사진

임진왜란 때 왜군을 토벌·격퇴하는 데 ‘비격진천뢰’보다 5배 폭발력이 큰 대형폭탄 ‘진천뢰’가 큰 구실을 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채연석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초빙교수는 19일 “임진왜란 때 육상 전투에서 사용된 폭탄인 ‘진천뢰’는 ‘비격진천뢰’(飛擊震天雷)보다 5배 이상의 살상력을 갖춘 대형폭탄으로 왜군을 토벌·격퇴하는 데 핵심적인 구실을 한 첨단 무기였다”고 밝혔다. 채 교수(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는 신기전과 거북선, 각종 화포 등을 연구 복원한 고화기전문가로, 진천뢰에 대한 연구 결과를 전북 고창읍에서 개최된 ‘비격진천뢰 보존 및 활용사업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채연석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가 복원한 ‘진천뢰’ 설계도. 채연석 교수 제공
채연석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가 복원한 ‘진천뢰’ 설계도. 채연석 교수 제공

채 교수는 1635년 발간된 ‘화포식언해’에 “진천뢰는 대완구로 발사하고 비격진천뢰는 중완구를 이용했다”고 돼 있고, 1694년 편찬된 강화도 지리지 ‘강도지’, 영조 때부터 기록한 ‘일성록’ 등에도 진천뢰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다는 점을 들어 임진왜란 때 진천뢰가 사용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화포식언해’에는 “진천뢰는 철로 주조해 둥글게 몸통을 만드는데 무게가 113근(67.8㎏), 철 뚜껑이 10냥(375g), 폭발을 지연시키는 주격철통 무게 1근8냥(900g)으로, 화약 5근(3㎏), 살상용 쇳조각인 능철(마름쇠) 30개를 넣는다”고 돼 있어 전체 무게가 72㎏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채 교수는 “기록에는 진천뢰가 비격진천뢰보다 무게는 5.6배 더 무거운데다 화약도 5배 더 많이 넣고 능철도 30개를 넣어 폭발력과 살상력이 5배 이상 클 것”이라며 “이는 진천뢰가 왜군을 토벌하고 격퇴하는 데 큰 구실을 한 무기였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세종 때의 총통완구 복원 모습(왼쪽 사진)을 바탕으로 채연석 교수가 복원한 대완구 설계도. 채연석 교수 제공
세종 때의 총통완구 복원 모습(왼쪽 사진)을 바탕으로 채연석 교수가 복원한 대완구 설계도. 채연석 교수 제공

실제로 진주박물관에 보관돼 있는 임진왜란 당시의 ‘항병일기’에는 “왜적을 토벌하는 계책으로 진천뢰보다 더 나은 것이 없었다”(1593년 2월9일치), “진천뢰는 효과가 있어 왜적의 간담을 벌써 서늘하게 하니 지극히 기쁘지만, 안동 진영에는 3개뿐인데다 화약이 바닥나 수송할 수가 없다”(1953년 1월16일치)는 내용이 실려 있다.

채 교수는 “중완구로 발사되던 비격진천뢰와 달리 진천뢰는 이보다 훨씬 큰 대완구로 발사됐지만 실물이 남아 있지 않다”며 세종 때의 총통완구를 바탕으로 설계한 대완구 모양을 공개했다. 그는 또 진천뢰가 대완구 속에서 폭발할 경우 피해가 크기에 안전한 곳에 숨어 긴 점화선을 이용해 발사하거나 주화(신기전)을 이용해 점화·발사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1815년 발간된 <융원필비>에는 주화를 이용해 점화하는 ‘매화법’이 소개돼 있다.

채 교수는 “임진왜란 당시 해상 전투에서는 거북선과 판옥선의 대형함포를 이용해 왜선을 파괴·격침시켰듯이 육상 전투에서는 진천뢰와 비격진천뢰 등의 폭탄으로 왜적을 물리쳤음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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