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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치명률, 4월 초 이후 2.4%대 일정…다양한 연령층서 발생

등록 2020-06-30 10:40수정 2020-06-30 11:00

[윤복원의 물리상식으로 푸는 요즘 세상]
데이터로 살펴본 한국의 코로나19 상황 2
인천의료원 음압병동에서 모니터로 코로나19 환자들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 인천/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인천의료원 음압병동에서 모니터로 코로나19 환자들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 인천/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질병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알아보기 위해 비교하는 척도의 하나가 치명률이다. 확진된 환자수 대비 사망한 사람수로 100명의 환자 중 1명이 사망했다면 치명률이 1%가 된다. 치명률이 높을수록 위험한 질병이다. 감염 질병 중에서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의 치명률은 각각 11%[1]와 35%[2]다. 100명이 감염됐다고 진단되면 그중 11명과 35명이 사망하다는 의미다.

일반적인 유행성 독감의 치명률이 0.1% 이하인 것을 고려하면[3], 사스와 메르스는 매우 위험한 질병이다. 다행히 적극적인 방역으로 사스와 메르스는 국지적인 감염으로 막아 확인된 감염자수가 훨씬 적었고, 사망자의 절대적인 숫자도 독감에 비해서는 상당히 적었다.

하지만 2019년말에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줄여서 코로나-19)는 전 세계에 퍼져 2020년 6월28일 기준으로 1천만명 이상이 감염되었고 이로 인한 사망자수는 50만명에 이른다. 치명률이 5%다. 아직 제대로 된 치료약과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여러 방역 조처에도 확진자와 사망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전염 확산을 막기 위해 많은 나라들이 지역봉쇄에 준하는 조처를 취하고 있고, 이로 인해 전 세계의 경제 상황도 상당히 좋지 않은 이례적인 상황이다.

각국의 코로나-19 치명률 비교해보니

확진자수와 사망자수로 계산한 6월28일 기준 주요 국가들의 코로나-19의 치명률을 보자. 전 세계에서 사망자수가 가장 많은 미국은 4.94%, 유럽에서 사망자수가 가장 많은 영국은 14.03%, 남미에서 사망자수가 가장 많은 브라질은 4.34%, 아시아에서 사망자수가 가장 많은 인도는 3.04%다. 이미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했던 뉴질랜드는 1.45%, 신천지발 대규모 감염사태가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전염을 잘 막고 있는 한국은 2.23%다.

나라마다 치명률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실제 감염된 사람의 수가 같다고 하더라도 진단 또는 검사 기준에 따라 감염으로 진단되는, 다시 말해 확진되는 사람의 수가 다를 수 있다. 증상이 심한 사람만 검사하는 나라에서는 그만큼 확진된 사람의 수가 적고, 감염된 사람과 접촉한 사람들도 검사해 증상이 없는 감염자까지 찾아내는 나라에서는 확진된 사람의 수가 많다. 진단된 사람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치명률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연령별로 사망하는 비율도 다르다. 비교적 일관성 있게 코로나-19관련 통계를 집계하고 있는 한국의 데이터를 보면, 80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치명률이 25%인 반면 연령이 낮아질수로 사망하는 비율이 낮아져 30세 미만에서는 사망자나 나오지 않아 치명률이 0%다.[4] 따라서 어떤 연령층이 많이 감염되느냐에 따라 치명률에도 차이가 생긴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의 기준도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로 인한 치명률의 차이도 있을 수 있다.

한 국가에 한정한 경우도, 치명률은 시기에 따라 변한다. 신규 확진자수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는 최근에 확진된 사람이 미래에 사망하는 경우가 사망자수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당일 총확진자수와 총사망자수로 계산한 치명률이 최종 치명률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신규확진자수가 충분히 적은 기간이 길어지는 경우나, 신규확진자수는 적지 않아도 총확진자수 대비 신규 확진자수 비율이 상당히 작은 경우는 계산한 치명률은 최종 치명률에 가까울 수 있다.

3월 초 0.5% 치명률은 과소평가된 결과

그림 1. 한국의 코로나-19 확진자수(검은색 동그라미)와 사망자수(빨간색 네모) 증가추세. 치명률(녹색 마름모)은 총사망자수를 총확진자수로 나눠 계산했다. (데이터 출처: 한국 질병관리본부)
그림 1. 한국의 코로나-19 확진자수(검은색 동그라미)와 사망자수(빨간색 네모) 증가추세. 치명률(녹색 마름모)은 총사망자수를 총확진자수로 나눠 계산했다. (데이터 출처: 한국 질병관리본부)

그림1의 그래프에 나타낸 한국의 경우를 보자. 2월18일 31번 환자의 확진으로 시작된 신천지 종교모임발 대규모 확진이 있었다. 신규 확진자수가 급격히 늘어나던 3월1일을 전후로 총사망자수를 총확진자수로 단순히 나누는 치명률이 0.5%에 이르렀던 때가 있었다. 언론들도 중국의 치명률보다 훨씬 적은 0.5%의 치명률에 대한 보도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 확진자들 중에 시차를 두고 이후에 사망하는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치명률이 과소평가되던 상황이었다.

이후 치명률은 점점 올라가기 시작해 5월7일에 2.36%이른다. 신규 확진자수는 10명 내외로 줄어들면서 총확진자수는 별로 늘어나지 않은 반면, 사망자수는 꾸준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후 이태원발 감염으로 인해 확진자수 증가가 좀 더 커지면서 5월26일까지는 치명률이 2.35%~2.40% 사이서 정체한다. 하지만 이후 치명률은 더 줄어든다. 신규 확진자가 더 많이 늘어난 것과 무관하지 않다.

확진 날짜를 기준으로 계산한 치명률은?

한국의 3월 초에 치명률이 얼마만큼 과소평가됐는지를 확인하려면, 모든 확진자와 사망자수를 확진 날짜별로 분류하고, 확진 날짜까지의 총확진자수와 총사망자수 치명률을 계산하면 당시의 실제 치명률을 계산할 수있다. 사망날짜가 아닌 사망자의 확진 날짜를 고려해서 치명률을 계산하는 것이다.

확진된 날짜는 진단 검사 전략에 따라 달라진다. 2월18일 이후 신규확진자수가 늘어날 때는 이미 수천명의 감염자가 존재해는 상황이었다. 뒤늦게 확진된 경우가 많아서, 감염에서 확진 사이의 시간이 긴 상황이었다. 이후 4월에 접어들면서 적극적으로 진단 검사를 하면서 감염과 확진 사이의 시간 간격은 그만큼 짧아졌다.

한편 완치자수 증가 추세를 과거로 되돌리면 ‘확진되었어야 할 사람수’를 추정할 수 있다.[5] 일관된 완치(격리해제) 기준이 유지된다는 가정이 필요하다. 6월25일까지 한국은 이틀 연속 PCR검사 음성이라는 완치 기준을 유지했다. 한국의 완치자수 데이터는 35일 전으로 되돌리면 ‘확진되었어야 할 날짜’로 확진자수를 추정해 볼 수 있다.

사망자가 확진되었어야 할 시점도 비슷한 방법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일선 전문가들의 통계는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난 시점에서 사망 시점까지 시간이 대략 17일이라고 보고 있다.[6] 사망자가 확진되었어야 할 시점과 완치자가 확진되었어야 할 시점 사이에는 35-17=18일의 시차가 존재한다. 좀 더 정확한 치명률을 계산하려면, 18일 후의 확진자까지 고려해야 한다.

결국 완치자수는 35일 이전으로 되돌리고, 사망자수는 17일 이전으로 되돌리면 완치자와 사망자 증가 추세를 ‘‘확진되었어야 할 시점’을 기준으로 볼 수 있다. 치명률은 사망자수를 완치자와 사망자수의 합으로 나눈 값이다. 이를 통해 계산한 ‘확진되었어야 할 시점’에서의 치명률을 그림 2의 녹색선으로 그렸다.

그림 2. 완치자수를 35일 이전으로 되돌린 후 0.97563으로 나눈 값(파란색 동그라미), 사망자수를 17일 이전으로 되돌린후 0.02437로 나눈 값(빨간색 동그라미), 그리고 완치자와 사망자수로 부터 확진되었어야 할 시점에서 계산한 치명률 치명률(녹색선). 3월1일에는 1.39%였다가 3월 한달 동안 증가해 4월부터는 치명률이 2.44% 전후로 거의 변하지 않는다.
그림 2. 완치자수를 35일 이전으로 되돌린 후 0.97563으로 나눈 값(파란색 동그라미), 사망자수를 17일 이전으로 되돌린후 0.02437로 나눈 값(빨간색 동그라미), 그리고 완치자와 사망자수로 부터 확진되었어야 할 시점에서 계산한 치명률 치명률(녹색선). 3월1일에는 1.39%였다가 3월 한달 동안 증가해 4월부터는 치명률이 2.44% 전후로 거의 변하지 않는다.

3월 초 1%대서 4월 이후 2.44%로 거의 일정

3월1일에 확진되었어야 할 사람들의 치명률은 1.39%다. 이전의 방법으로 계산한 치명률 0.5%보다 2.8배 크다. 이후 치명률은 꾸준이 증가해 4월 초부터는 2.44% 전후로 유지된다. 이 값이 거의 변화 없이 유지되는 것을 보면 한국의 코로나-19 최종 치명률은 2.44%에 가까울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하지만 3월 초중반 치명률은 여전히 2.44%보다 상당히 낮다. 치명률이 높은 고령층보다 치명률이 낮은 젊은 층이 많이 감염되어 나온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신천지발 감염환자들이 젊은층이 많다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4월 이후 치명률에는 거의 변화가 없다. 이는 곧 특정 연령층에 국한되지 않은 감염이 4월 이후에 일어났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런 계산이 가능한 5월20일까지만 유효한 분석이다. 고령층이 많이 감염된 리치웨이발 감염 확산의 결과가 나오기 시작하면 치명률의 추세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

한국 질병관리본부는 6월26일부터 바뀐 완치 또는 격리해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6월26일과 27일 신규 완치자수는 각각 198명, 145명으로 이전보다 몇배 이상 증가했다. 바뀐 기준으로 인한 일시적 신규 완치자 증가 현상이다. 완치 시점을 35일 이전으로 되돌리는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됐다. 좀 더 신중한 데이터 분석이 필요한 시기다.

윤복원/미국 조지아공대 연구원(전산재료과학센터·물리학) bwyoon@gmail.com

주[1] "Consensus document on the epidemiology of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SARS)", Department of Communicable Disease Surveillance and Response. World Health Organization, (2003)

[2] “Infection with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Sami Alsolamy and Yaseen M Arabi, Can J Respir Ther. 51, 102 (2015).

[3] (January 2006). "1918 influenza: the mother of all pandemics", J. K. Taubenberger and M. M. David, Emerging Infectious Diseases. Coordinating Center for Infectious Diseases,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12, 15 (2006)

[4]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국내 발생현황 (6월 28일), 한국 질병관리본부, https://www.cdc.go.kr/board/board.es?mid=a20501000000&bid=0015

[5] 데이터로 살펴본 한국의 ‘코로나19’ 140일, 윤복원, 한겨레 미래과학 (2020년 6월 15일) https://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949519.html

[6] 과총 온라인 공동포럼 - COVID-19 판데믹 중환자진료 실제와 해결방안, (2020년 4월 2일) https://youtu.be/yqu0Zehi2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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