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 연구팀이 태양계에서 최초로 관측된 태양계 밖 천체인 ‘오우무아무아’가 수소 얼음으로 이뤄졌다는 최근 연구 발표를 부정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천문연은 18일 “태양계에서 관측된 최초의 외계 성간천체 오우무아무아는 수소 얼음으로 만들어졌을 리 없다”는 연구 논문을 천문학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회지> 17일(현지시각)치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오우무아무아(1I/2017 U1)는 2017년 미국 하와이대 연구팀이 발견한 천체로, 태양계 바깥에서 온 성간천체가 관측되기는 처음이다. 오우무아무아는 하와이어로 ‘먼 곳에서 찾아온 메신저’라는 뜻이다. 예일대 연구팀은 우주망원경으로 관측한 결과 오우무아무아가 예상치 못한 속도로 빨라지며 마치 로켓이 엔진 추력으로 가속되는 것처럼 태양 중력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비중력 가속운동을 보인다는 점에 착안했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오우무아무아가 수소 얼음으로 이뤄져 표면에서 분출되는 기체가 오우무아무아를 가속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 6월 <천체물리학회지>에 발표했다.
하지만 천문연의 티엠 황 선임연구원은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연구센터 등 국제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성간천체가 수소 얼음덩이로 만들어질 수 없으며, 설령 수소 얼음덩이가 형성됐다 하더라도 태양계에 진입하기까지 기체입자들과 충돌하거나 태양빛을 받아 기화됐을 것이라는 반박 이론을 제시했다.
연구팀 논리는 이렇다. 아직 우주에서 발견된 적이 없는 수소 얼음이 존재한다면 우주에서 온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알려진 거대분자운(GMC)의 중심부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은 거대분자운의 밀도가 가장 높은 영역에서 수소 얼음덩이가 만들어지는 시나리오를 검토했다. 또 수소 얼음덩이가 거대분자운과 성간물질에서 생존할 수 있는 수명을 계산했다. 연구팀의 결론은 거대분자운에서는 수소 얼음덩이로 이뤄진 성간천체가 만들어질 수가 없다는 것이다. 수소 얼음이 생겼더라도 거대분자운에서 성간물질로 이동해 태양계에 진입하는 동안 사라졌을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생각이다.
연구팀은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거대분자운이 지구에서 1만7천 광년 떨어져 있는데, 200m 크기의 오우무아무아 수소 얼음덩이가 이곳에서 태어났다면 성간물질을 통과하는 동안 기체입자들과 충돌해 열적 승화가 일어나며 1천만년 안에 사라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티엠 황 연구원은 “연구팀은 애초 거대분자운에서 수소 얼음덩이가 쉽게 형성된다면 이런 성간천체가 우주에 흔하게 존재할 것이고 이는 현대 천문학의 난제인 암흑물질의 강력한 후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에서 연구를 시작했다가 다른 결론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공동연구를 한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연구센터의 아브라함 로브 교수는 “오우무아무아가 수소 얼음덩이가 아니라는 것은 알아냈지만 이 성간천체가 어떻게 태어났으며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규명하는 것은 여전히 천문학자들에게 남겨진 숙제”라며 “성간천체 연구는 우주의 기원을 밝힐 결정적 단서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