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의 존재를 예측하고 관측을 통해 증명한 로저 펜로즈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왼쪽부터), 라인하르트 겐첼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 겸 독일 막스플랑크 외계물리학연구소장, 앤드리아 게즈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교수에게 2020년 노벨 물리학상이 돌아갔다. 노벨위원회 제공
2020년 노벨 물리학상은 블랙홀의 존재를 이론적으로 정립하고 실제 관측을 통해 증명한 영국과 독일, 미국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6일(현지시각) 로저 펜로즈(89)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 라인하르트 겐첼(68)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 겸 독일 막스플랑크 외계물리학연구소장, 앤드리아 게즈(55)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교수 등 3명을 올해 노벨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우주의 가장 신비로운 현상 가운데 하나인 블랙홀을 발견해 천체 연구에 기여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로저 펜로즈는 아인슈타인 사망 10년 뒤인 1965년 스티븐 호킹과 함께 일반상대성 이론을 바탕으로 블랙홀이 실제로 어떤 모습을 띠어야 하는지, 어떤 현상을 우주에서 일으키는지를 이론적으로 상세히 기술했다. 라인하르트 겐첼과 앤드리아 게즈는 이런 이론을 바탕으로 실제로 우리 은하 중심에서 초대형 블랙홀을 찾아냈다. 사제지간인 두 사람은 칠레에 있는 유럽남천문대에서 적외선 망원경으로 은하 중심의 별들을 정밀 관측해 부피가 작아 눈으로 보이지 않으나 질량은 태양의 400만배나 되는 초대형 블랙홀의 존재를 증명해냈다.
세 사람은 천문학계에서 태양보다 5만배 이상 무거운 초질량천체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연 것으로 평가받아왔다. 앤드리아 게즈는 2018년 여성 과학자로서 55년 만에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도나 스트리클런드(61) 캐나다 워털루대 교수에 이어 네번째 여성 노벨물리학상 수상자가 됐다.
노벨위원회는 노벨상 상금의 절반은 로저 펜로즈에게, 나머지 절반은 라인하르트 겐첼과 앤드리아 게즈에게 돌아간다고 밝혔다.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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