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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자체가 문화재’인 기상박물관 개관…최고 측우기도 전시

등록 2020-10-29 16:06수정 2020-10-29 17:53

2월 문화재로 승격한 측우기·측우대 진품 등 전시
매주 화∼금요일 개관…코로나로 소수 예약만 받아
기상청은 30일 서울 종로구 송월동 서울기상관측소 건물을 복원해, 기상역사 박물관인 국립기상박물관을 개관한다.
기상청은 30일 서울 종로구 송월동 서울기상관측소 건물을 복원해, 기상역사 박물관인 국립기상박물관을 개관한다.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기상청 현관 오른쪽에는 오래 전부터 측우기와 측우대가 놓여 있었다. 누구나 만져볼 수도 있던 전시물들은 올해 2월 갑자기 ‘이사’를 했다. 국보로 신분이 상승해서다. 이 유물들이 30일 개관하는 기상박물관에서 시민들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됐다.

기상청은 29일 “우리나라 최초의 기상역사 박물관인 국립기상박물관을 서울기상관측소 건물을 복원, 보수해 30일 문을 연다”고 발표했다.

국립기상박물관으로 탈바꿈한 서울기상관측소 건물. 왼쪽 본관은 1932년, 오른쪽 신관은 1939년에 각각 지어졌다.
국립기상박물관으로 탈바꿈한 서울기상관측소 건물. 왼쪽 본관은 1932년, 오른쪽 신관은 1939년에 각각 지어졌다.
서울 종로구 송월동에 있는 서울기상관측소는 1932년에 건립된 건물로, 그 자체가 등록문화재 제585호로 지정돼 있으며 2017년에는 세계기상기구(WMO)에서 ‘100년 관측소’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티비엔>(tvN) 드라마 ‘구미호뎐’ 촬영 장소로 사용돼 눈길을 끌고 있다.

기상박물관은 이 건물을 원형 그대로 복원하고 보수해 7개의 전시실로 꾸몄다. 근현대 기상관측장비와 기상 고기록물, 기상업무 발전상 등과 함께 150여점의 유물들이 전시된다. 유물에는 세계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강우량 측정기구로 지난 2월27일 국보로 지정된 ‘공주 충청감영 측우기’(1837년, 329호)와 ‘대구 경상감영 측우대’(1770년, 330호)와 측우기 발명 당시의 측우대인 ‘관상감 측우대’(1441년, 보물 843호) 등의 실물이 포함돼 있다. 또 ‘우택’ 등 우리 조상의 기상 관측 방법과 기록 등이 전시돼 있다.

전시실에는 호미 등으로 비의 양을 측정하던 방법인 ‘우택’(비의 은혜) 등 조상의 기상 관측 방법과 기록 등이 전시돼 있다.
전시실에는 호미 등으로 비의 양을 측정하던 방법인 ‘우택’(비의 은혜) 등 조상의 기상 관측 방법과 기록 등이 전시돼 있다.
정관영 기상청 기상서비스진흥국장은 이날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근현대 기상관측의 숨결이 깃든 서울기상관측소 건물에 우리나라 고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는 기상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박물관이 마련돼 뜻이 깊다”고 말했다.

기상박물관은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10시∼오후 6시에 무료로 개방된다. 다만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당분간 소규모로 사전예약제로 운영한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예약 방문하는 어린이는 측우대와 측우기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누리집(science.kma.go.kr/museum)을 방문하거나, 전화(070-7850-8482)로 문의하면 된다.

박물관 공사중 타일과 널나루 등 옛 유물들이 발견돼 공사 기간이 지연되기도 했다.
박물관 공사중 타일과 널나루 등 옛 유물들이 발견돼 공사 기간이 지연되기도 했다.
박물관은 2015년 처음 타당성 조사를 시작해 5년 만에 완공됐다. 서울기상관측소 건물을 복원하는 과정에 타일과 널마루, 지붕트러스 등이 발견돼 문화재심의를 받느라 애초 계획보다 지연됐다. 최근에는 건물 지하에서 일제시대 때 지진관측장비를 설치했던 터가 발견돼 현재 복원중이다. 일제시대 종로구 낙원동에 있던 관측소를 1932년 현재 위치를 옮기면서 암반 위에 지진관측장비를 설치한 것으로 옛 기록에 남아 있다.

기상 관측목으로 지정된 수령 125년의 단풍나무. 서울기상관측소 건물과 함께 문화재로 등록돼 있다. 지난 19일 첫단풍이 관측됐다.
기상 관측목으로 지정된 수령 125년의 단풍나무. 서울기상관측소 건물과 함께 문화재로 등록돼 있다. 지난 19일 첫단풍이 관측됐다.
박물관 본관은 철근 콘크리트조와 벽돌조가 혼합된 건물로 모더디즘 경향을 띠고 있으며 여러 장식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는 단아한 건물이다. 문화재청은 건물 자체뿐만 아니라 계절 관측을 위해 식재된 현재 수령 125년의 단풍나무와 60년의 벚나무, 일제시대 지하우량계실 등을 묶어 등록문화재로 등록했다. 살아 있는 생물이 문화재로 등록되기는 처음이다.

문화재청은 건물 원형을 보전하는 조건으로 박물관 건립 허가를 내주면서 건물 뒤면만 현대식으로 개조하도록 허락했다.
문화재청은 건물 원형을 보전하는 조건으로 박물관 건립 허가를 내주면서 건물 뒤면만 현대식으로 개조하도록 허락했다.
1998년 기상청은 서울시와 협의해 옛 기상청 터를 서울시에 내어주고, 시유지였던 보라매공원(옛 공군사관학교) 일부인 현재 위치로 이전을 했다. 하지만 서울기상관측소 건물은 문화재로 등록되는 바람에 서울시가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게 돼 여전히 기상청이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당시 협상을 벌였던 서울시 담당 공무원은 이 문제로 사후 문책을 받았다는 뒷얘기도 전해진다.

박물관 옆에 있는 기상 관측장소에는 서울의 대표 기상자료를 생산하는 각종 기상관측장비들이 설치돼 있다.

글·사진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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