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는 날씨의 영향이 거의 없는 반면 미세먼지 농도와 코로나19 사망률은 높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코로나19 유행과 날이 춥고 덥고는 아무 관계가 없지만, 미세먼지는 사망률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텍사스주립대 연구팀은 4일(현지시각) 코로나19 대유행과 날씨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둘 사이에 거의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밝힌 반면, 하버드대 연구팀은 미세먼지와 코로나19 사망률을 비교한 연구에서 높은 연관성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오스틴 텍사스주립대 연구팀은 날씨를 기온과 습도를 결합한 ‘상당외기온도’로 정의하고,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미국 주별, 카운티별, 세계 국가와 지역별 상당외기온도의 변화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추이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동시에 카운티와 주 규모 단위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과 휴대전화 데이터를 이용한 인간 활동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모든 인구 규모의 분석에서 날씨가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발견했다. 다른 요인과 비교했을 때 카운티 규모에서 날씨의 상대적 중요도는 3%가 채 안 됐다. 여행과 실외 활동은 코로나19 확산의 가장 중요한 두 요소로, 상대적 중요도가 각각 34%, 26%로 분석됐다. 다음 중요 요인인 인구수와 도시인구 밀도는 각각 23%, 13%로 날씨보다 훨씬 높았다.
연구 결과는 바깥 날씨가 덥건 춥건 간에 코로나19의 사람간 전파는 온전히 사람의 행동에 달렸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를 주도한 데브 니요기 텍사스대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에 날씨 영향은 아주 작은 것으로 나타났고, 이동량과 같은 다른 요소들이 날씨보다 영향력이 훨씬 컸다”며 “상대적 중요도 순서에서 날씨는 가장 마지막 자리에 위치한다”고 말했다. 연구 논문은 과학저널 <국제 환경연구·공중보건 저널> 10월26일(현지시각)치에 실렸다.
한편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은 미국 카운티 단위의 장기간 미세먼지 농도가 1㎍/㎥ 증가할 때마다 코로나19 사망률은 11%(신뢰도 95%, 범위 6∼17%)가 증가한다고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00~2016년 17년 동안의 3089개 카운티별 미세먼지 농도 데이터를 수집해 통계 처리하고, 존스홉킨스대의 6월18일까지 코로나19 사망자 11만6747명의 카운티별 데이터를 비교했다. 1244개 카운티(40.3%)에서는 이 기간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연구팀 논문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4일치에 실렸다.
이 저널 부편집장인 제러미 잭슨(뉴욕 국립자연사박물관 객원연구원)은 논문과 함께 실린 논설에서 “아직 과학계의 광범위한 검증을 완벽하게 받은 것은 아니지만, 하버드대 연구팀이 수행한 선구적인 연구는 전통적인 환경역학 연구에 새로운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했다.
연구팀은 대기오염 노출 외에도 중위소득, 흑인 거주 비율, 주택 소유 여부 등도 코로나19 사망의 예측변수들로 분석했는데, 카운티의 흑인 비율이 14.1% 증가하면 사망률은 49%(95%, 38~6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