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니가 말해준 네안데르탈인의 양육 방식
“젖먹이 때와 이후에 필요한 에너지 수요량
현생 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이 비슷함을 시사”
“젖먹이 때와 이후에 필요한 에너지 수요량
현생 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이 비슷함을 시사”

네안데르탈인 아기들도 호모 사피엔스 아기들과 같은 시기에 젖을 떼고 이유식을 먹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프랑크푸르트괴테대 제공

성장선이 선명하게 드러난 네안데르탈인 젖니(왼쪽)과 단면도. 볼로냐대 제공
뇌 발달에 필요한 에너지 공급이 이유식 촉진 연구진은 현생 인류와 마찬가지로 뇌 발달에 필요한 추가 에너지를 조달하는 것이 네안데르탈인의 이유식을 촉진시킨 요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스테파노 베나치 볼로냐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은 젖먹이 때와 이후 성장기에 필요한 에너지 수요량이 비슷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네안데르탈인 아기와 현생 인류의 신생아는 임신기간과 체중도 비슷했으며 출산 간격도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짧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네안데르탈인이 멸종에 이르게 된 데는 장기간 수유로 인해 출산율이 호모 사피엔스보다 낮은 것도 한몫했을 것이라는 기존 가설과는 다른 결론이다. 연구진은 따라서 낮은 출산율보다는 짧은 수명, 조기 사망률, 문화적 요인 등이 네안데르탈인의 멸종을 가속화한 요인이었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주장했다.

네안데르탈인 젖니 절단 장면. 프랑크푸르트괴테대 제공
대부분의 시간을 집 근처에서 보내 연구진은 또 스트론튬 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네안데르탈인들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이동성이 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치아 속의 스트론튬 동위원소 비율은 생물이 생전에 마신 물의 출처를 알려주는 중요한 데이터다. 이를 분석하면 네안데르탈인의 이동성을 추정해 볼 수 있다. 연구진의 일원인 볼프강 뮐러 교수(독일 프랑크푸르트괴테대)는 “분석 결과는 이들이 주로 집 근처에서 지냈다는 걸 보여준다”며 “이는 네안데르탈인이 현지 자원을 잘 활용했다는 걸 뜻한다”고 말했다. 동굴지역 발굴을 이끈 마르코 페레사니(Marco Peresani) 이탈리아 페라라대 교수는 “이들이 생존했던 기간은 지구 기온이 떨어진 때였지만 이탈리아 북동부는 식량과 생태적 다양성이 풍부하고 동굴이 많은 곳이었다”며 “이는 네안데르탈인이 이 지역에서 4만5천년까지 살아남았던 이유를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현생 인류와 매우 가까우면서도 대부분 비어 있는 네안데르탈인의 퍼즐 그림에 한 조각을 끼워넣었다는 의미가 있다. 젖니는 자궁에서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따라서 젖니 분석을 하면 산모와 아기가 무슨 음식을 어떻게 먹었는지에 대해서도 알아볼 수 있다. 연구진은 이것이 향후 연구 주제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 11월2일치 온라인판에 `네안데르탈인의 어린 시절'(Early life of Neanderthals)이란 제목으로 실렸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