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19에도 세계 전기차 판매가 43% 폭풍 성장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2020년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전기자동차 판매가 급증해 ‘전기차 전성시대’ 원년이라 해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스웨덴 전기차 판매 자문회사 ‘
이브이볼륨스닷컴’은 20일(한국시각) 지난해 초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예기치 않은 경기침체를 맞았음에도 세계 전기차 연간 판매량은 324만대나 돼 2019년 226만대보다 43%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체 자동차 판매가 연간 20% 감소한 것에 견주면 획기적인 발전이다.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2.5%에서 지난해 4.2%까지 팽창했다.
유럽에서만 전기차 140만대가 팔려 전년 대비 137% 성장하면서 2015년 이래 처음으로 중국의 전기수소차(NEV) 판매를 뛰어넘었다. 이는 새로운 전기차 모델 출시와 그린뉴딜 정책자금, 이산화탄소 95g 제한(유럽연합은 신차판매 제한 기준으로 올해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1㎞당 95g, 2030년에는 59g을 제시하고 있다), 전기차의 성능 향상, 대대적인 홍보 등에 따른 것이라고 이브이볼륨스닷텀은 분석했다.
유럽(영국 포함)에서 전체 차종 가운데 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비중이 2019년 3.3%에서 2020년 10.2%로 급증했다. 중국의 전기수소차 비중은 같은 기간 5.1%에서 5.5%로 늘어나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미국에서는 자동차 시장이 15% 축소되는 와중에 전기차는 4% 성장을 지켰는데 대부분 테슬라의 새 모델(Y) 덕분이었다. 일본 전기차 판매량은 3만1천대로 전년 대비 28%, 캐나다는 4만7천대로 7% 감소했다. 반면 한국은 5만2천대가 팔리고 대만은 7천대가 팔려 각각 55%, 308% 성장했다. 이브이볼륨스닷컴의 시장분석가인 빅토르 얼은 “많은 국가가 10년 안에 화석연료 자동차의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그린뉴딜 정책이 전기차 판매를 추동하고 있지만, 현재의 성장을 이끈 주요 요인은 무소음, 무공해, 향상된 가속기술, 저렴한 주행비용 등 전기차가 지닌 기술적 장점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150여개의 새로운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나오고, 연간 460만대가 판매돼 지난해 성장률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이날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등록차량 가운데 전기차, 하이브리드, 수소자동차 등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보다 0.9%포인트 늘어 3.4%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기차는 2019년 대비 50%, 하이브리드는 33%, 수소차는 115% 늘어났다.
많은 사람들이 초기 비용 부담 때문에 전기차 구입을 꺼리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훨씬 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의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매사추세츠공대의 자동차 비용 분석 사이트 ‘
카본카운터’는 시장에 나온 거의 모든 차종에 대한 이산화탄소 배출과 자동차 생애운행주기 비용(구입가격, 유지비와 연료비)을 비교해놓았다. 사이트를 보면 전반적으로 전기차의 생애주기 운행 비용이 다른 차종에 비해 저렴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예로 닛산 알티마(휘발유)는 테슬라 모델3보다 표시가격이 1만1천달러 저렴하지만 15년 운행 주기(연평균 2만㎞ 주행)의 월평균 비용은 두 차종이 비슷하다. 또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에스유브이 라브4는 판매가격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라브4에 비해 전체 기간 평균 비용이 더 싸다. 현대차의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경우 대상 차종 중 단위거리당 탄소 배출이 가장 적은(생애주기 기준) 차로 꼽혔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