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 단백질이 들어간 크림치즈와 패티로 만든 메뉴들. 네이처스핀드 제공
곰팡이 단백질로 만든 햄버거용 패티와 크림치즈가 출시됐다.
미국 식품개발 벤처회사인 네이처스핀드는 17일 옐로스톤 국립공원 내 화산열천수에서 찾아낸 곰팡이로 만든 단백질로, 우유가 들어가지 않은 치즈와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패티를 개발해 시판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2012년 설립된 네이처스핀드는 1억5800만달러(1800억원)를 투자받아 곰팡이를 단백질로 만드는 발효기술을 개발했다. 푸사리움 균주인 플라보라피스에서 추출한 곰팡이 단백질에는 ‘파이’(Fy)라는 이름을 붙였다.
곰팡이 단백질로 만든 크림치즈. 네이처스핀드 제공
이 균주는 회사 공동설립자이자 연구실장인 마크 코주발이 옐로스톤에서 미 항공우주국(나사)과 국립과학재단(NSF) 지원을 받아 호극성균(다른 생물들은 살기 힘든 극한 상황에서 생존하는 미생물)을 탐사하는 중에 찾아냈다.
회사 연구팀은 발효를 통해 이 균주에서 단백질을 만드는 방법을 개발했다. 시카고 가축장에서 한때 정육포장소로 쓰던 창고에서 네이처스핀드는 곰팡이 균주에게 탄수화물을 먹이로 주며 배양기에서 발효시켰다. 회사 대표인 조나스는 “배양해낸 단백질 파이는 근육질층과 유사한 구조를 가졌다”며 “모든 필수 아미노산을 갖춘 완벽한 단백질을 만드는 데는 소고기 생산에 필요한 1%의 땅과 13%의 물만 들어가고 온실가스 배출은 99%가 적다”고 말했다.
곰팡이 단백질로 만든 패티. 네이처스핀드 제공
네이처스핀드는 곰팡이 단백질이 육류 및 유제품 대체품목에서 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나스는 “두유나 콩고기 버거, 콩고기 너깃과 마찬가지로 곰팡이 단백질로 모든 대체품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회사는 곰팡이 단백질로 만든 ‘크림치즈와 패티 아침세트’를 14.99달러(약 1만7천원)에 시장에 내놓았다. 제품 성분의 절반은 단백질이고, 나머지는 섬유질과 기름, 미량영양소로 이뤄져 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